[공시가격]文대통령 '보유세 인상 옳다'..국토부 공시價로 '속도'(종합)

강남·마포 등 '9억 이상' 고가주택 보유세 20% 이상 급등
12·16 대책 효과 소진시엔 보유세율 직접 인상카드도 '성큼'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20.1.20/뉴스1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정부가 발표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으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최소 20% 이상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보유세 인상이 사실상 현실화되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 표준단독주택 22만가구에 대한 공시가격 변동률은 전국 4.47%다. 표준주택들의 시세변동 폭이 작아 지난해 9.13%에 비해 상승 폭은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6.82%, 광주 5.85%, 대구 5.74% 등 순으로 상승했으며, 제주 Δ1.55%, 경남 Δ0.35%, 울산 Δ0.15% 등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산정됐다.

특히 시세구간별로는 현실화율 제고가 적용된 9억원 이상의 주택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높고, 9억원 미만 주택의 변동률은 낮게 나타났다.

국토부의 추정치에 따르면 강남구의 표준주택은 2019년 공시가격이 10억6000만원에서 11억4800만원으로 올라 보유세 부담이 361만2000원에서 447만9000원으로 24% 정도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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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억 이상 고가주택 20% 이상 보유세 인상 유력

지난해 공시가격 8억5700만원인 용산구 표준단독주택도 올해 9억4600만원으로 책정돼 보유세가 243만2000원에서 294만2000원으로 20% 증가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구나 마포구 등 일부지역에선 공시가격이 20~30% 이상으로 상승해 다주택자를 포함해 일부 소유자의 보유세는 5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표준주택 공시가격에서 가장 높은 공시가를 나타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277억원)의 보유세는 올해 5억3279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7466만원(48.77%) 늘 것으로 보인다.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보유세 부담 증가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완화는 옳은 방향이며 보유세는 공시가격이 현실화되면서 사실상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공시가 인상을 통한 보유세 강화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미 국토부에선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통해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과 다주택을 대상으로 매년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대폭 인상하고 있다. 그만큼 보유세의 과세부담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동향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곧 집값이 다시 과열한다면 유력한 카드로 (보유세 인상)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투자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지난해까지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들인 갭투자자나, 다주택자가 아니라도 현금이 부족한 사람들은 부담이 늘어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h99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