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사다리 걷어찬 정부..非강남 영등포도 70점 문턱 눈 앞
"정부 정책 신뢰도 낮아..새 아파트 청약열기 지속될 것"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밝히면서 강남권 청약 당첨가점이 70점대까지 치솟은 가운대 비 강남권인 영등포도 평균 당첨가점이 68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기존 아파트가 단기간내 수 억원 이상 오른데다 새 아파트도 30~40대가 보유한 청약점수로는 도저히 당첨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젊은 세대에게 '내 집 마련'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달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강북 지역의 평균 당첨가점 커트라인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1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신길뉴타운3구역 재개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의 평균 당첨가점은 68.45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앞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평균 당첨가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올해 최고 평균 가점 단지로 기록된 르엘 신반포의 평균 당첨가점은 70.3점으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와 격차가 채 2점도 되지 않는다. 영등포 신길뉴타운 분양단지가 강남권 재건축 분양단지의 평균 가점과 맞먹는 수준이 된 것이다.
심지어 르엘 신반포와 함께 공급된 르엘 대치(67.3점)을 비롯해 역삼동 '역삼센트럴아이파크(65.7점) 등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샵 파크프레스티지가 더 높았다.
리얼투데이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조사한 서울 구별 평균 아파트 당첨가점을 살펴보면 송파구(69점), 동작구(65점), 성북구(65점), 강남구(63점), 서초구(63점)으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는 앞서 공급된 단지들의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이 단지가 주변 시세와 비교해 최대 5억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점이 높은 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주변 단지들의 시세와 분양가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주변 시세 역시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인한 부작용이 컸던 탓에 피해는 고스란히 실수요자가 받게 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2년 반 동안 4억원(32%)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1%대인 물가상승률과 비교하면 12배 더 높은 셈이다. 같은기간(2017년 5월~2019년 11월)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5억2996만원에서 7억8467만원으로, 평균매매가격은 5억7028만원에서 8억1357만원으로 올랐다.
특히 주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도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의 자료에는 2017년 '6·19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12·13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대책', 2018년 '1·21 재건축 부담금 시행', 2019년 '5월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등 주요 대책 발표 직후에는 집값이 오히려 더 올랐다.
HUG의 통제를 받고 있는 분양가도 큰 폭으로 치솟았다. 경제만랩의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평당 984만원이었지만 올해 10월에는 1189만원으로 오르면서 2년 반 만에 20.81%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같은기간 2112만원에서 2670만원으로 26.42% 올랐다.
경제만랩 관계자는 "주택가격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서울 아파트 가격은 더 치솟아 올라 정부의 집값 잡기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달 '12·16 대책'을 내놓으면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이 확대됐지만 오히려 비 강남권 청약가점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정부가 지난달 강남 일부 지역에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기로 밝혔지만 이후 서울 분양단지의 평균 당첨가점이 무섭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의 높은 선호와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저렴해질 분양가에 대한 이점이 더해지며, 당분간 분양시장에 대한 청약열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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