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산 30대 "상투 잡았나".. 못 산 30대 "대출 왜 막나"

유회경 기자 2019. 12. 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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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 다니는 A(35) 씨는 12·16부동산 대책이 나오자 마음이 복잡해졌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 잡히길 바라지만 그와 동시에 한 달 전에 구입한 서울 노원 아파트 가격이 이번 대책 영향으로 떨어질까 봐 걱정이 많다.

만일 정부가 이번에 부동산 가격을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B 씨처럼 30대 무주택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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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보유액 가장 크게 늘어나

정부 고강도 대책에 가장 민감

공공기관에 다니는 A(35) 씨는 12·16부동산 대책이 나오자 마음이 복잡해졌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 잡히길 바라지만 그와 동시에 한 달 전에 구입한 서울 노원 아파트 가격이 이번 대책 영향으로 떨어질까 봐 걱정이 많다.

A 씨는 “정권 교체가 되면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봤는데 정권 교체가 안 되고 부동산 상승세 역시 계속될 것 같아 고심하던 끝에 아파트를 구입했다”며 “상투를 잡은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B(35) 씨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 분통이 터졌다. B 씨는 “금융권 대출을 꽁꽁 막아버려 결국 돈 있는 사람만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가재, 개구리, 붕어 등은 강남은 꿈도 꾸지 말고 평생 가재, 개구리, 붕어 등으로 살라는 말밖에 더 되느냐”고 반문했다. 만일 정부가 이번에 부동산 가격을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B 씨처럼 30대 무주택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30대들이 가장 격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1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가격이 꿈틀대자 가장 예민하게 반응했던 세대다. 집값은 더 오를 것 같은데 청약으로는 도저히 집을 장만할 수 없으니까 빚을 내 집 장만에 나선 것이다.

통계청 등이 최근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서 ‘가구주 연령대별 가구당 부채 보유액’ 증감률을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2019년 30대 가구주 부채 보유액은 8915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10.2% 증가했다. 보유액 규모는 40대(1억689만 원), 50대(9321만 원) 등에 비해 적지만 증감률에선 이들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은 23.4%를 기록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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