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폭풍일까 미풍일까

김창성 기자 2019. 9. 2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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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도입 임박에 막판 밀어내기… 아파트값 추이는?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이 임박했다. 도입 시기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국토교통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기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가 지난 23일 끝나면서 다음달 말 등판이 유력하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막판 밀어내기 분양을 하며 비를 피하려는 움직임 등이 관측되고 아파트값도 요동치는 분위기다.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분양가상한제는 폭풍일까, 미풍일까.

◆분양가상한제, 반발 뚫고 10월 등판

시행 시점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다음달 도입될 것이 유력시 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의 지정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기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등의 입법예고가 지난 23일 끝났다.

국토부는 치솟는 집값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했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 동안 총 4949명이 관리처분인가 단계 사업 적용 제외, 소규모 사업 적용 제외 등 총 218건의 주요 반대 의견이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의 대부분 분양가상한제 소급입법에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관리처분 인가를 마친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에서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도 반발 의견이 거세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에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실시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이 의원은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은 민간주택에 분양가상한제를 소급적용하면서 그 대상을 급격히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부정적 정책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상훈 의원도 2016년 이후 매년 하락해온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을 언급하며 분양가상한제가 신규 주택 공급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국토부의 분양가상한제 시행 의지는 강경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입법예고기간 중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고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차질 없이 거쳐 10월 중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라며 “그동안 일관되게 밝혀온 바와 같이 지정대상과 시기에 대해서는 시행령 개정 완료 이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들썩이는 시장… 폭풍과 미풍사이

분양가상한제가 예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기존 아파트와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중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와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억7000만원에 거래돼 기존 신고가인 지난 7월 기준 26억원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또 압구정동 현대6차(157.36㎡)는 지난 7월 37억원에 매매돼 이전 최고가보다 1억원이 올랐다. 최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84.94㎡)는 이전 신고가보다 1억원 오른 26억원, 송파구 장실동 잠실엘스(84㎡)는 3000만원 오른 19억원에 각각 팔렸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82.61㎡, 12층)의 경우 지난 17일 22억원에 계약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발표 직전에 20억4000만원(9층)으로 역대 최고 가격을 경신한 이후 올 3월 17억9000만원(13층)으로 내려갔다가 최근 들어 다시 회복세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50.64㎡)의 경우 최근 23억원에 팔려 지난 7월 말 19억3000만원 이후 확연한 오름세다.

특히 강남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분양에 나서는 단지도 보인다. 삼성동 상아아파트2차 재건축 물량인 ‘래미안 라클래시’는 후분양을 논의하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결국 선분양으로 선회했다. 또 역삼동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개나리4차 재건축), 대‘치1지구 재건축’, 강동구 ‘천호·성내3구역 재개발’도 서둘러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논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은 이익 추구가 우선인 만큼 분양가상한제 후폭풍을 우려해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라며 “다만 공급 위축 우려와 ‘결국 오를 곳은 오른다’는 기대 심리가 짙어 최근 아파트값이 다시 요동치고 있는 만큼 분양가상한제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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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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