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 당긴' 분양가 상한제..시세 차익 '2억', 청약 쏠림 '뚜렷'

김민기 2019. 9. 1. 14: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재개발 공급 막는다는 우려에 신축 아파트도 강세 
지난 8월 30일 오픈한 대우건설의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견본주택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 단지는 인근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 대비 1억5000만원 정도 분양가가 저렴하다. 사진 = 김민기
[파이낸셜뉴스] “지금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라는 고무줄을 잡아당겼지만 손을 놓으면 바로 튕겨 올라갈 것입니다.”(대형 건설사 관계자)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새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청약 광풍’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들고 나온 카드지만 오히려 당첨만 되면 2억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청약 경쟁률이 2년 만에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이어지고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 앞으로 한동안 서울 청약 경쟁률은 뜨거워지고 신축 강세는 강화될 전망이다.

■강북 청약도 1~2억 시세차익 기대
1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주말 동안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 송파구와 경기 광명시, 남양주시, 부천시, 파주시 등 전국 16곳에서 견본주택을 열고 방문객을 맞이했다. 분양가상한제가 10월부터 시행하자 건설사들이 대거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 단지들이 늘어났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일부 인기 지역은 주말을 포함한 3일 동안 각각 3만명 이상이 견본 주택을 방문하며 ‘로또 청약’ 당첨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주요 단지는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2차'(일반분양 118가구)와 서대문구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320가구),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745가구) 등이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광명에서도 1년여 만에 '철산역 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 708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왔다. '남양주 e편한세상 평내' '부천 일루미스테이트' 등도 견본주택 문을 열고 예비청약자들을 맞이했다.

최근 청약 단지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정부의 고분양가 통제 정책 때문이다. 앞서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분양가를 낮추려고 하자 재건축 조합이 후분양제를 택했다. 그러자 정부 역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카드로 시장을 압박했고, 이로 인해 조합이 시세 대비 1~2억 저렴한 분양가로 일반 분양을 내놓았다.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전용 59㎡의 경우 5층 이상 단지가 6억8000만원대로 인근 홍제 센트럴 아이파크 8억4500만원 대비 1억5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은 전용면적 59㎡가 5억2300만~5억6500만원, 84㎡는 8억3500만~8억9700만원이다. 내년 입주를 앞둔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거여2-2구역) 전용 59㎡ 입주권은 이달 8억7000여만원까지 거래돼 최대 3억원이나 저렴하다. 철산역 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 역시 이 단지 평균 분양가가 3.3㎡당 2200만원대로 철산역 주변 대장 아파트인 ‘철산 래미안자이’의 3.3㎡당 2500만원대와 비교해 1~2억원 이상 가격이 낮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하자 청약 경쟁률 역시 과열되고 있다.

실제 동작구 사당3구역을 재건축하는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1순위 해당지역 청약 결과 89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8134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이 203대 1을 기록했다. 평균경쟁률이 세자릿수가 나온 것은 2017년 9월 신반포 자이가 98가구 모집에 1만6482명이 몰리면서 168대1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이다. 이 단지 평균분양가는 3.3㎡당 2813만원으로 인접한 단지인 ‘이수 힐스테이트’의 매매가가 3.3㎡당 3550만~3580만원과 비교해 2~3억원 저렴하다.

■신축 강세에 분양권 프리미엄도↑
이처럼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청약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 기류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사업을 미루고 있어 향후 5년 후에는 서울 지역 공급 축소로 인한 신축 아파트 ‘풍선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은 3~4년으로 당장 전매 할 수 없지만 신축 아파트 강세는 분양권 가치를 더욱 끌어 올리고 있다. 분양권의 시세 비교 대상은 인근 신축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권 신축 아파트는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3.3㎡당 가격이 8000만원을 넘나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양가상한제 역풍으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면적 59㎡가 최근 24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당 1억원 시대로 다가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5% 올라 전주(0.02%) 대비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8월2일 0.09%에서 9일 0.04%로 꺾인 후 16일과 23일에는 0.02%를 기록했지만 신축이 힘을 받으면서 다시 0.05%로 뛰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은 "7월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신축이 반등하고 있어 강북과 서울 외곽도 갭 메우기로 인한 상승이 진행될 수 있다”면서 “기준금리도 동결되고 내년에 총선도 앞두고 있어 집값은 하락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