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변곡점 "4월에 쏠린 눈"

이진혁 기자 2019. 3. 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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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4월만 보고 있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가 확정되는 4월 말이 최근 하락 조정 중인 집값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세가 하락과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의 급매가 늘 것이란 주장과 여전히 버틸 만하다는 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공동주택 공시가 상승 수준과 이에 따른 거래량에 따라 앞으로의 집값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월 공동주택 공시가가 확정되면 이런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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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4월만 보고 있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가 확정되는 4월 말이 최근 하락 조정 중인 집값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오종찬 기자

전세가 하락과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의 급매가 늘 것이란 주장과 여전히 버틸 만하다는 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공동주택 공시가 상승 수준과 이에 따른 거래량에 따라 앞으로의 집값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달 15일부터 4월 4일까지 전국 공동주택 예정 공시가격 열람과 의견청취를 하고, 30일 공시가를 확정한다. 전국 표준지 공시가는 전년보다 9.42%,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9.13% 오르면서 공동주택 공시가 상승률도 예년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택 거래량은 극도로 부진하고, 서울 강남에서도 급매물이 나오면서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말 강남구 도곡동 ‘도곡한신’ 1동 전용 84㎡가 11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고점보다 3억원 가까이 떨어졌고,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14억원에 거래돼 한창 때와 비교하면 4억5000만원가량 내렸다.

수억원씩 내린 매물들은 대부분 급한 사정이 얽혀 있다. 세입자에게 돌려줄 임대차보증금을 마련하기 여의치 않거나 집주인 개인 사정으로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경우 등이다. 정부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자금줄을 조인 데다 시장마저 거래 빙하기라 집주인들은 당장 돈이 필요하지만,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내려가길 기다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급해진 집주인인 경우엔 수억원씩 낮춰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4월 공동주택 공시가가 확정되면 이런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성권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서울 강남 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을 중심으로 공시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소득이 없는 노후 가구를 중심으로 세금 부담을 버티지 못한 집들이 급매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돈이 급한 다주택자들이 하나둘씩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 집을 내놓게 되면 집값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당장 6월 1일부터 보유세를 과세하는 데다 정부가 내년에도 공시가를 시세에 가깝게 맞추기로 했다. 여기에다 종합부동산세 계산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90%로, 올해보다 5%포인트 오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급증하는 세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다주택자가 더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매수자가 급매를 사들일지도 의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장 급매로 집이 나와도 지금은 매수자들이 집값이 더 내릴 때까지 지켜볼 것이란 심리가 강하다"며 "집을 사면 앞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 사라진 시장이다 보니 당분간 일부 급매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거래가 당분간 소강 상태를 이어갈 것이란 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 지수(0~200)는 73.2로 5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걸 말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공시가 확정 이후 거래량을 봐야겠지만 집값이 내려갈 것이란 기대심리가 워낙 강하고 집값이 바닥을 쳐야 매수자가 붙는 상황이라 단번에 반등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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