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 가계부채②]주택대출 줄어도 가계부채 4조원대 증가..왜?

남빛나라 2016. 11. 6.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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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들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눈에 띄게 둔화했지만, 가계대출의 증가폭은 여전히 4조원대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가계대출을 구성하는 신용대출은 금융당국의 관리 범위에서 벗어난 채 1조원대의 증가액을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번에 억 단위의 대출이 이뤄지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보통 2000~3000만원 선인 데다가 금융당국의 규제도 없어서 별다른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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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은행 10월 주담대 증가액 둔화했지만 가계대출 4.7조 ↑
신용대출 1.1조원 증가…"규제 없으니 관리 안 해"
"주담대 외에 생계형대출 잡히지 않고 있어"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10월 들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눈에 띄게 둔화했지만, 가계대출의 증가폭은 여전히 4조원대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관리가 느슷한 신용대출도 주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관리에 초점을 맞춘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중은행들도 이에 발맞춰 주택담보대출 조이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가계대출을 구성하는 신용대출은 금융당국의 관리 범위에서 벗어난 채 1조원대의 증가액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10월 6대 주요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7조4750억원으로 전달(374조6017억원)과 비교해 2조8733억원 늘었다. 6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2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올해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대출은 한달 새 4조6903억원이 늘었다. 올 3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7월 4조5159억원 ▲8월 6조2104억원 ▲9월 3조7882억원으로, 10월 증가폭은 둔화했다고 평가하긴 어려운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원대로 내려갔지만 생계형 대출인 신용대출이 1조원 넘게 증가한 영향이다.

10월 6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95조2331억원으로, 9월 증가액(1조1666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소폭 줄었지만 전달과 비교해 1조1398억원이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각각 61.3%, 24.3%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번에 억 단위의 대출이 이뤄지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보통 2000~3000만원 선인 데다가 금융당국의 규제도 없어서 별다른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조이기가 이어지면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은행들을 대상으로 건전성,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금융감독원이 특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중도금대출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단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개인 신용대출을 통해 분양 계약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증가세는 은행보다 더욱 가파르다.

한국은행의 '2016년 2·4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으로 제2금융권의 기타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5조5000억원 증가한 15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기타대출은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항목으로, 신용대출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제2금융권의 기타대출 증가율은 15.5%로, 은행의 증가세(7.5%)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잡겠다며 부동산 대책에 무게가 실린 가계부채 대책만 내놓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8.25 가계부채 대책은 주택공급 축소와 중도금 대출 규제가 골자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는 "현재 가계부채에 대한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집 사는 대출에만 초점을 맞춰서 부동산 공급이나 아파트 중도금대출을 줄이는 정책만 하다 보니, 주택담보대출 외에 생계형 대출 등이 잡히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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