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규제 비켜난 수도권 '풍선효과'.. 동탄2 오피스텔 335대1

김기정,용환진,김인오 2016. 11. 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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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른바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자마자 부동산시장은 극명히 엇갈리는 모습이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는 성북구(83.7%)의 석관동 일대 C공인 관계자는 "중대형 매매가격이 4억8000만~5억원인데 전세금은 4억3000만~4억5000만원 선으로 전세가율이 90%를 넘나드는 단지를 중심으로 갭 투자 매수 문의가 들어온다"며 "갭 투자는 자본금과 이자비용 측면에서 분양권 전매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아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상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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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문 연 용인 수지아파트 견본주택 구름떼 인파"규제 전에 쓰자" 청약통장 하루새 28만개 몰려서울재건축 34주만에↓ 非강남 '갭 투자' 관심↑

◆ 11·3 부동산대책 후폭풍 ◆

비규제 지역선 벌써 '풍선효과' 11·3 대책이 발표된 다음날 4일 문을 연 경기 용인 수지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에는 규제 대상을 비켜나면서도 서울과 가까운 용인지역 청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대거 몰렸다. <이승환 기자>
정부가 이른바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자마자 부동산시장은 극명히 엇갈리는 모습이다. 청약시장은 규제의 '풍선효과'(특정 시장에 대한 규제로 인해 다른 곳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로 달아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동탄2, 세종, 부산 등이 '청약 조정대상 지역'이 되면서 규제 적용일을 비켜간 단지에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3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서울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는 156대1, 경기 동탄2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는 79대 1, 세종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는 249대1, 부산 '해운대 센텀 트루엘'은 197대1을 각각 기록했다. 하루 동안에만 4단지에 청약통장 27만7145개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모든 청약이 마감됐다.

규제 지역에 속하지만 아파트가 아니어서 청약 규제에서 자유로운 오피스텔의 경우 역시 투자 수요가 몰렸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청약접수를 받은 경기 동탄2신도시 '우미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 오피스텔은 186개실 모집에 6만2383명이 몰려 평균 335.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루 전날인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같은 단지 린스트라우스 아파트에는 2012년 동탄2신도시 분양 시작 이래 최다 숫자인 6만5943명이 몰린 바 있다. 청약을 넣었다는 서울 용산구에 산다는 회사원 유 모씨(40)는 "해당 지역 거주자도 아니지만 3일 아파트에 이어 4일 오피스텔도 신청했다"며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데다 규제지역 지정으로 인해 별다른 투자처도 없기 때문에 일단은 막차라도 타자는 심정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남 미사지구 역시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 지역이지만 오피스텔은 예외이기 때문에 일대 오피스텔에 투자 문의가 몰리고 있다"며 "아파트와 유사하게 나오는 전용 84㎡형짜리 이른바 '아파텔'은 사실상 주거용이지만 정부 대책을 적용받지 않아 투자자들이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이 초점을 맞춘 재건축 분양시장은 얼어붙는 분위기인 반면 기존 아파트를 찾는 발걸음이 하나둘 이어지고 있다. 강남 재건축 투자자들은 일단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관망하는 분위기다.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다른 투자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어서다. 올해 본격적인 강남 청약 열기를 지핀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를 비롯한 개포 지구 일대 공인중개소 밀집 상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A공인 관계자는 "개포 일대는 심리적 영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투자 수요가 주를 이루다 보니 분양권 매수 문의가 잠잠하다"고 말했다.

내년 이후 분양을 앞두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의 표정도 썩 밝지 않다. 서초 잠원동 일대 B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원 물건 매수 문의도 잠잠하다"며 "과열을 잠재우겠다는 고위 정책가들의 발언이 미치는 영향도 중요한 데다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여부 등 이슈도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투자가 막히면 기존 주택으로 투자금이 옮아갈지도 관심사다. 저금리 기조 속에 기존 아파트 가격이 그동안 급등한 재건축 아파트 값을 따라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올해 2분기 6.6%, 3분기 6.4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일반 아파트는 같은 기간 각각 1.18%, 2.26% 올라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름 폭이 작았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강남권 재건축 상승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진단된다. 실제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34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일주일 만에 평균 0.11% 하락했다.

반면 비강남권 매매 시장에서는 이른바 '갭(gap) 투자'를 염두에 둔 매수 문의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분양권 투자는 계약금과 이자 비용 등을 포함하면 서울에서 5000만~1억원 선에 할 수 있다. 갭 투자란 세입자가 낸 전세보증금 등을 끼고 집을 사들인 뒤 되팔아 시세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으로 보통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은 곳에서 주로 이뤄진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는 성북구(83.7%)의 석관동 일대 C공인 관계자는 "중대형 매매가격이 4억8000만~5억원인데 전세금은 4억3000만~4억5000만원 선으로 전세가율이 90%를 넘나드는 단지를 중심으로 갭 투자 매수 문의가 들어온다"며 "갭 투자는 자본금과 이자비용 측면에서 분양권 전매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아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상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 개의치 않고 원래 일정대로 분양하겠다는 사업장도 적지 않아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연말까지 양천구, 강서구, 영등포구 등 3개 지역에서 4곳 총 3138가구 중 211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양천구에서는 GS건설이 이달 서울 첫 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으로 '목동파크자이'를 선보인다. 영등포구에서는 다음달 SK건설이 영등포구 신길5구역 재개발로 1546가구 중 전용면적 59~136㎡ 743가구를 분양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11·3 대책이 발표되면서 전매가 가능한 아파트들을 찾아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라며 "당분간 규제 지역의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나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별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정 기자 / 용환진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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