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제조업 매출 3% 줄어..2년째 역성장
영업이익률은 5년 만에 최고…국제유가 하락 영향
수익으로 이자 못 갚은 부실기업 8만6천여개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의 매출액이 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의 성장엔진인 제조업의 매출이 2년 연속 뒷걸음질하면서 저성장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졌다.
또 기업들의 수익성과 안정성은 개선됐지만, 빚이 있는 기업의 3분의 1은 여전히 수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은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기업경영분석'을 발표했다.
금융회사를 제외한 영리기업 57만4천851개(제조업 13만748개, 비제조업 44만4천103개)를 조사한 결과다.
◇ 매출액증가율 0.3%로 '뚝'…제조업 부문 대기업은 4.7%↓
지난해 전체 조사대상 기업들의 매출액은 2014년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간 매출액증가율은 2013년 2.1%에서 2014년 1.3%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매출액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특히 제조업 매출이 3.0% 줄었다.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2014년 -1.6%로 1961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김혜림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지난해 제조업 매출이 줄어든 것은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의 공급 과잉에 따른 철강제품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제조업 가운데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2014년 -0.4%에서 지난해 -4.7%로 나빠졌다.
중소기업은 4.4%에서 8.0%로 상승했다.
다만, 기업규모별 통계의 분류기준이 달라지면서 대기업 개수가 크게 줄었다.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서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대기업이 6만9천247개나 됐지만 이번에는 중소기업 기본법을 적용하면서 3천901개로 바뀌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의 매출액이 지난해 15.2% 급감했고 금속제품도 6.8% 줄었다.
비제조업은 매출액이 지난해 3.4% 늘었지만 증가율은 2014년(4.1%)에 비해 0.7% 포인트(p) 낮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가스는 도시가스 요금 인하 등의 영향으로 10.8%나 줄었다.
반면 부동산·임대업은 23.2% 급증했다.
지난해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보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총자산 증가율은 5.7%로 2014년(4.3%)보다 올라갔다.
◇ 매출액영업이익률 4.7%로 5년 만에 최고
기업들의 매출액은 줄었지만, 수익성 지표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7%로 2014년(4.0%)에 비해 0.7%p 상승했다.
기업이 물건 1천원 어치를 팔았을 때 세금과 비용을 제외하고 손에 쥔 돈이 47원으로 늘었다는 얘기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0년 5.3%를 기록하고 나서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는 유가 하락 덕분에 기업의 순익구조에서 매출원가 비중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2014년 80.3%에서 지난해 78.3%로 2.0%p 낮아졌다.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1%로 전년보다 0.9%p 올랐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이 8.2%로 가장 높았고 석유·화학(6.5%), 식음료(6.5%), 전기전자(6.4%) 등이 뒤따랐다.
운송장비의 경우 자동차는 2014년 4.8%에서 지난해 5.2%로 개선됐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은 -3.2%에서 -8.4%로 미끄러졌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5%로 중소기업(3.5%)보다 좋았다.
자산처분이익 등 영업외수지까지 반영한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2014년 3.3%에서 지난해 4.4%로 상승했다.
제조업이 4.2%에서 5.1%로, 비제조업이 2.5%에서 3.8%로 각각 올랐다.
◇ 빚 있는 기업 중 26.6%가 영업적자…조선업 부채비율 급등
지난해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353.3%로 2014년(284.5%)에 비해 68.8%p 급등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수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그러나 수익으로 이자를 제대로 갚지 못하는 기업이 여전히 많았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31.5%로 2014년(32.1%)보다 0.6%p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자보상비율 통계에는 차입금과 회사채 잔액이 없거나 이자비용이 '0'인 기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제외한 27만5천260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약 8만6천700개 기업은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수익도 내지 못한 것이다.
또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014년 26.5%에서 지난해 26.6%로 커졌다.
약 7만3천개 기업이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의 안정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2014년 134.5%에서 지난해 128.5%로 하락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32.2%에서 31.5%로 떨어졌다.
그러나 구조조정 대상인 조선업의 부채비율은 251.5%에서 355.8%로 악화했다.
기업규모로 보면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107.7%로 중소기업(182.0%)보다 낮았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대기업이 27.3%로 중소기업(39.4%)보다 낮았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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