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완화 그 이후③] 분양 폭탄, 집단대출 化 불렀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떠오른 집단대출이 심상치 않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잔액은 107조원 돌파가 임박한 상황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 맞물려 집단대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정부가 집단대출 증가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당분간 분양 물량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는데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집단대출 금리까지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신한ㆍKEB하나ㆍ우리ㆍKB국민ㆍNH농협 등으로부터 취합한 대출 자료에 따르면, 이들 5대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106조9249억원이다.
이는 전월 말보다 1조510억원, 1월 말에 비해 11조3014억원 증가한 것이다.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 4월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최근까지 6조3256억원 늘었을 정도로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분양시장의 호조로 연말까지 집단대출 잔액이 크게 늘 것이란 전망이다. 보통 분양 물량이 집단대출에 반영되는 데 6개월 정도 걸린다.
정부는 이처럼 집단대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세를 나타내며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떠오르자 부랴부랴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초 집단대출은 올 2월 시행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됐으나 ‘8ㆍ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집단대출 심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 효과가 미미할 경우 집단대출 가이드라인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정부의 ‘뒷북 대책’으로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집단대출은 지난 2014년 아파트 분양 물량 급증과 재건축 활성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맞물려 증가세를 이어왔다.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13년 28만4000가구에서 2014년 33만1000가구, 지난해 51만8000가구로 늘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는 분양 물량이 27만8000가구 정도로 축소될 전망이지만 9월부터 연말까지 분양될 아파트도 14만4000가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내년과 2017년에 70만가구 넘는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 창구에서 수도권ㆍ지방, 공공ㆍ민간 물량을 가리지 않고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에 대한 집단대출이 거부되는 등 규제 후폭풍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갑작스러운 심사 강화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집단 민원 움직임에 나서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집단대출이 가능하더라도 금리가 상승세여서 차주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의 ‘2016년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집단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90%로 한 달 전보다 0.11%포인트 뛰어올랐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함에 따라 향후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집단대출 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집단대출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해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DTI 한도를 현재의 60%에서 30∼50%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선분양제도라는 시장구조상 DTI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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