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공습] 대한민국 구석구석 '잠식'

김창성 기자 2016. 10. 2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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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시장이 왕서방(중국인)의 거대자본에 잠식당하는 분위기다. 국내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제주도는 이미 중국인 소유 토지금액이 1조원을 넘었다. 부산과 서울의 고가 아파트도 점차 그들의 손아귀로 들어가고 있다. 개인투자부터 법인투자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투자는 시장활성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건설업계 침체, 시세 거품 조장 등 우려스러운 점도 많다.

외국인 필수 쇼핑·관광코스인 서울 명동에
최근 중국인 부동산투자자가 늘었다. /사진=뉴시스 김선웅 기자

◆‘왕서방’의 역습… 제주 보유 땅만 ‘1조’

최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이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도내 중국인 점유 토지는 전체 외국인 보유 토지 2263만㎡ 중 43%인 975만㎡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취득금액은 전체 1조4345억원 중 무려 72%인 1조263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대비 각각 6.9배, 17.4배 늘어난 수치다.

올 6월 말 기준 도내 중국인 소유 건축물도 2075건으로 전체 외국인 소유 건축물 2861건의 73%를 차지했다. 건축물 용도별로는 주거용이 896건 중 42%인 373건, 숙박시설은 1704건 중 93%인 1578건이 중국인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의 부동산 직접투자 쏠림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월 기준 제주도 내 사업이 진행 중인 외국인투자는 19개, 신고액은 24억달러인데 이 중 중국(홍콩 포함)계 사업은 15개, 19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외국인 부동산 직접투자의 78.8%에 달하는 수치로 제주도 내 중국자본 쏠림현상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 의원은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투자를 막을 순 없지만 제주도만의 브랜드가 희석되지 않게 고유문화와 가치를 지켜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시장 잠식은 비단 제주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법인’ 안 가리고 부산·서울까지 침투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투자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대도시인 부산과 서울 등지에서도 두드러진다. 이들의 거침없는 행보는 개인·법인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며 투자 종류도 토지에서 아파트·상가·휴양시설까지 다양하다.

부산의 대표 고급 주거단지로 떠오른 해운대 엘시티 더 레지던스의 경우 2010년 제주도에서 처음 도입된 부동산투자 이민제를 이어받아 외국인 7명을 유치하는 가시적 성과를 냈다.

부동산투자 이민제는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서울은 좀 더 광범위한 침투가 진행 중이다. 최근 서울시에 따르면 중국인 소유의 서울 토지는 올 1분기 기준 15만9375㎡에 달한다. 지난해 말 15만3109㎡ 였던 것이 3개월 사이에 10%나 늘어났다. 2013년 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사이 2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중국인의 서울 토지 매입은 대림동 등 중국인 밀집지역을 비롯해 서울의 대표 활성화 상권인 홍대, 강남 등으로도 번졌다.

이들은 단순 거주 목적을 넘어 임대와 관광사업 등 ‘수익형 부동산 쇼핑’에 집중한다. 일각에서는 중국인의 이 같은 광폭 행보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기존 영세 상인들이 쫓겨나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대형 부동산투자회사들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개발사업 투자에 한창이다. 서울의 경우 경제자유구역이 있는 인천 등에 비해 투자 수요가 부족해 상대적으로 구체적 움직임이 적다. 그럼에도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일대,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등은 최근 유력 투자처로 지목되며 중국자본의 손길이 꿈틀댄다.

 
해운대 엘시티. /사진제공=엘시티

◆‘우수 투자환경·한류열풍’이 불러온 ‘아이러니’

최근 중국인이 국내 부동산투자에 큰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우수한 투자환경이다. 그 중심에는 ‘부동산투자 이민제’와 ‘한류스타’가 있다.

부동산투자 이민제는 투자자에게 영주권 부여 등의 혜택이 있다 보니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제주도와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부동산의 투자수요를 높였다. 투자자는 이곳에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는 이른바 세컨드하우스를 장만해 휴가를 즐기거나 임대를 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부동산투자 이민제에 따른 영주권 부여 등의 혜택이 없음에도 중국인 투자자가 늘어난 것은 강남·광화문·명동·상암·을지로 등 주요지역에 외국인 필수 관광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투자자들은 관광을 통한 수익사업에 집중한다.

특히 관광사업을 위한 부동산투자의 경우 영화배우나 예능인, 아이돌 가수가 중심에 선 ‘한류스타’ 효과가 크다. 중국·일본인을 비롯한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사업에서 한류스타 마케팅 효과가 좋다 보니 그들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소, 사는 집, 입었던 옷과 액세서리 등을 파는 장소가 필수 관광코스로 묶인다. 

이렇듯 주거와 임대 수익은 물론 한류스타를 앞세운 관광수입까지 기대할 수 있는 등 우수한 투자환경을 갖춘 대한민국 부동산에 중국인 개인·법인 투자자의 발길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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