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경제]그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몸무림치는 부동산 시장을 어찌할꼬

김준기 기자 2016. 10. 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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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무릇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결정의 핵심 요소로 수요·공급 외에 또는 수요·공급을 능가해 ‘정부 정책’을 꼽는다. 정부가 어떤 규제를 어디에, 어떤 강도로 하느냐에 따라 집값이 크게 좌우된다는 얘기다. 박근혜 정부 들어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라앉았던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규제와 청약요건 완화, 민간택지 분양권 상한제 폐지 등의 정책은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와 기존 아파트 가격을 폭등시켰다.

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최근 정부가 서울 강남지역에 대해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포나 목동 등 비강남권 분양시장이 과열되고 집값이 뛴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지난주 청약을 받은 마포의 한 아파트에는 395가구 모집에 1순위에만 2만9545명이 몰려 평균 74.8대 1의 경쟁룰을 기록했고, 목동 신시가지의 아파트는 최근 일주일새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4000만원 뛰었다고 한다. 강남 뺨치는 수준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강남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자 비강남 주택시장이 들썩이는 ‘풍선효과’다.

부동산 투기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는 한 잎새를 흔드는 미풍만 불어도, 조그마한 빈틈만 보여도 투기 세력은 쓰나미처럼 몰려가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현재 눈에 보이는 과열지역만 규제한다고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수는 없고,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준기 기자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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