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도 집값 양극화..서초·목동 '최고점' vs 분당·용인 '한숨'

김성훈 2016. 10. 14. 05: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버블세븐 아파트값 고점 대비 97% 수준서초구 2006년 대비 15% 뛰며 역대 최고치양천구 목동도 9·1대책 호재에 최고점 넘어서용인·분당·평촌신도시 여전히 최고점 밑돌아"재건축 지역과 그외 버블세븐 양극화 속도낼 것"
△2000년대 중반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을 이끌었던 ‘버블세븐’ 지역에서 집값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들어선 ‘아크로리버파크’(옛 신반포1차 재건축 아파트) 전경. [자료=대림산업]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올해 강남에서 일반분양한 단지들이 청약 대박을 터트리면서 주변 아파트값이 껑충 뛰었습니다. 이곳 신반포(한신 7차) 아파트 전용면적 140.04㎡형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15억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18억원에 팔리고 있어요. 최고점이었던 2008년 10월 가격(15억 4000만원)을 2억 6000만원 이상 뛰어넘은 겁니다.” (서울 잠원동 J공인중개사 대표)

“끝난 줄 알았던 수직 증축 리모델링시 세대간 내력벽 철거 허용이 3년 연장된 이후 아파트 매수 문의가 뚝 끊겼습니다. 내력벽 철거 보류가 사실상 리모델링 사업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보니 사업을 추진하던 단지 매매가격이 2000만~2500만원 정도 내렸습니다.”(경기도 분당신도시 정자동 B공인 관계자)

2000년대 중반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버블세븐’ 지역 부동산시장에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재건축 열기가 뜨거운 서울 강남·서초구와 양천구 목동 아파트값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대표 신도시로 이름을 떨치던 분당·평촌신도시는 2기 신도시의 약진에다 리모델링 시 세대간 내력벽 철거 불허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버블세븐 지역은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지목한 7개 지역으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도 용인시와 분당·평촌신도시를 일컫는다. 이들 지역 집값은 2006년 고점을 찍은 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하락세를 지속해왔다.

◇재건축 열기에 고점 찍은 서초구와 양천구 목동

이데일리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버블세븐 지역의 3.3㎡당 평균 아파트 시세는 이달 현재 2201만원으로 집값이 정점을 찍었던 2006년 12월(3.3㎡당 2268만원)의 97.1% 수준이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2049만원으로 고점 대비 90.3% 선이었다. 아파트값이 11개월 만에 6.8%포인트 오른 것이다.

재건축 열기가 꺼질 줄 모르는 서초구는 2006년 말 아파트 시세를 훌쩍 넘어섰다. 당시 3.3㎡당 평균 시세가 2761만원이었지만 지금은 3198만원으로 15.8%(437만원) 가량 치솟았다. 서초구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010년 11월(2820만원) 기록마저 뛰어넘은 셈이다. 서초지역 재건축 1번지로 꼽히는 반포동 주공1단지 전용면적 106.25㎡형은 2011년 8월 최고가(19억 4500만원)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4억 5000만원이나 뛰며 시세가 26억원에 달하고 있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치솟은 데다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 시행 이후에도 분양 아파트가 수백 대 일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하자 기존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40년→30년)을 골자로 한 2014년 9.1 부동산 대책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양천구 목동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오는 2018년에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이 모두 재건축 연한을 채우는데다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목동 쪽으로 급선회한 매매수요가 적지 않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실제로 목동신시가지 2단지 전용 65㎡형 시세는 이달 현재 8억 1000만원으로 5개월 새 1억 1000만원 올랐다. 종전 최고치였던 2006년 12월(7억 8500만원)보다도 2500만원 가량 상승한 것이다. 김연대 단비공인 대표는 “재건축 연한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실수요는 물론 재건축 수혜를 얻으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회복세 더딘 분당·평촌…용인은 아파트값 하락

그러나 버블세븐의 한 축을 담당하던 분당·평촌신도시와 용인시는 집값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분당지역은 이달 현재 3.3㎡당 1687만원으로 2007년 최고점(3.3㎡당 2043만원)과 비교해 82%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동탄·광교·판교 등 2기 신도시 공급이 집중된데다 지역 내 숙원사업인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이 2019년 3월까지 미뤄진 영향이다. 최근 몇년 새 주택 공급이 많았던 용인시는 2007년 3월 최고점(3.3㎡당 1232만원) 대비 82% 수준인 995만원을 기록하며 일년 전보다 아파트값이 오히려 0.03%(3만원) 하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버블세븐 지역에서도 가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막연하게 집값이 오르기를 기대한 투기성 매수보다는 적정 가격 여부와 지역 호재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매입을 결정하는 합리적 매매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