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전경련·법인세·가계부채 등 질타..정부는 '요지부동'(종합)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미르·K스포츠 재단과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법인세, 가계부채, 복지 정책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정부는 기존 견해를 고수하며 공세를 요리조리 피해갔다.
이날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의 중심에 선 전경련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창구가 됐다”며 “전경련의 시대적 역할은 끝났고 부정적인 역할만 남았으니 해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전경련은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법적으로 해체할 수단이 없다면 정부가 금리나 투자·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중요한 문제를 논할 때 전경련을 상대 안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경련 해체는 단체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미르재단을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하려고 기재부에 제출한 서류에 문화부 장관 날인(직인)이 빠졌지만 승인이 이뤄졌다는 지적에는 “제도상의 문제는 없는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전경련의 재단 설립을 통한 기업 기부금 징수 문제는 법인세 인상 논의로 불이 옮겨붙었다.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전경련은 법인세를 인상하면 한국 법인이 다 해외로 이전할 것처럼 엄포를 놓으면서도 정작 그들이 (기업으로부터) 준조세를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미르 재단을 포함해 정부가 각종 명목으로 거둔 준조세가 20조원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기업이) 준조세를 뜯기기 싫으면 투명성 확보를 위해 당당히 법인세 낼 것은 내라는 것”이라며 “무조건 인상하자는 게 아니라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재벌에 대해서만 이명박 정부 때 깎아줬던 3% 정도를 다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부총리는 “향후 몇 년 사이에 증세가 가져오는 부작용도 걱정해야 한다. 지금은 그 부작용이 더 크다”며 법인세율 인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존 판단을 되풀이했다.
김종민 더민주 의원은 “가처분소득이 149조원 증가하는 동안 가계부채가 321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도 8월 내놓은 ‘한국보고서’에서 현행 60%인 총부채상환비율(DTI 비율)을 30~50% 수준으로 낮추고 집단대출에도 DTI를 적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부총리는 “IMF 등 전문기관 권고에 귀 기울이자는 데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가계부채를 DTI, LTV(주택담보 인정비율) 규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채 규모가 크지만 질적 측면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유승민 의원이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의제화하고 있는 기본소득·아동수당에 관한 정부 견해를 묻기도 했다. 하지만 유 부총리는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아동수당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안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종오 (pjo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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