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위냐? 아래냐?' 서울시 vs 재건축조합 층수 줄다리기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은마아파트·잠실주공5단지 등 50층 재건축 추진…서울시 "최고 35층이 원칙"]
서울 한강변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층수 규제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조합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50층 안팎의 초고층 랜드마크를 꿈꿨던 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서울시의 반대에 부딪혀 35층 이하로 계획을 수정하면서 비슷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도 사업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최근 주민총회를 열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재건축 설계안을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앞서 추진위는 단지를 초고층 랜드마크로 재건축하기 위해 설계비 157억원을 걸고 국제설계 현상공모를 진행했다. 총 사업비 1조5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사업에 걸맞은 명품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당선된 설계안에 따르면 현재 14층 4424가구인 은마아파트는 최고 높이 50층 5940가구 규모로 탈바꿈하게 된다. 단지 중앙에 배치된 50층 높이의 주동은 6마리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단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50m 너비의 통경축(바람길)을 확보한 것도 특징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주공5단지 역시 최고 50층으로 올리는 재건축 계획안을 수립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는 공원과 학교 등을 포함한 652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조합들이 초고층 재건축에 목을 매는 이유는 층수가 높아질수록 분양가와 매매가가 높아지고 재건축 사업성도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지역의 랜드마크라는 자부심도 아파트를 높이 지으려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56층 규모로 재건축된 '래미안 첼리투스'는 재건축 전보다 5억~10억원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래미안 첼리투스의 사례를 본 다른 재건축 조합들도 서둘러 초고층 재건축에 나섰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업계획은 전면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는 도시계획으로 3종일반주거지역과 한강변 아파트의 층수를 최고 35층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신반포3차 아파트는 당초 45층 높이로 재건축을 계획했지만 시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층수를 30층대로 조정했다. 한강변에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한남5구역 역시 50층으로 짓는 건축계획을 취소해야 했다.
신반포3차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서울시 규제에 맞게 층수는 조정했지만 여지가 있다면 단지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몇 개 층이라도 더 높이는 방법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단지들처럼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역시 서울시 심의를 통해 층수 규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잠실의 경우 '2030 서울플랜'의 예외사항으로 준주거지역에서 50층까지 건축이 가능하다.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이 시에 제출한 정비계획안에는 잠실역 인근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서울시는 도시계획 원칙에 따라 층수 규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초고층 건축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법정계획에 해당하는 서울플랜에 따라 원칙에 맞게 정비계획을 심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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