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편의 높인 오피스텔, 전세난 지친 K과장의 눈길 잡다

박관규 2016. 8. 31.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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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ㆍ복층 설계에 편의시설까지

3~4인 생활에도 여유로와 인기

일부 단지는 수십대 1 경쟁률도

저금리 시대 투자 수익률 5% 안팎

서울은 3.3㎡당 1000만원대 열어

“최근 공급 쏟아져 공실 위험” 우려도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김선주(33ㆍ여)씨는 최근 오피스텔을 구입할까 고민 중이다. 내년 2월이면 거주중인 78㎡ 아파트 전세기간이 끝나는데, 요즘 분위기론 월세가 포함된 반전세로 가거나 새로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줘야 한다. 김씨는 “직장이 가까운 송파구에서 계속 전세로 살려면 최소 1억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만 오피스텔은 대출 없이 살 수도 있다”며 “눈 여겨 본 오피스텔이 역세권인데다 2~3인 가구가 살기에도 넉넉해 이 참에 내 집 마련을 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최근 오피스텔은 과거처럼 일반 원룸 형태가 아닌 2~4인 가구가 생활하기에도 충분한 주거형 공간으로 탈바꿈한데다, 투자 수익률도 5% 안팎이나 돼 저금리 시대에 투자가치까지 인정받고 있어서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3.3㎡당 791만원으로, 작년 말(785만원)보다 더 올랐다. 서울은 이미 3.3㎡당 1,004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저금리에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에는 전세를 대체할 상품으로 주거용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수요가 가세하면서 인기 단지는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7월 전남 여수시 웅천택지지구에서 분양한 ‘여수 웅천 꿈에그린’엔 188실 모집에 4,784명이 몰리면서 평균 2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경기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에 4월 분양한 ‘킨텍스 원시티’(170실)도 평균 4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기의 한 이유는 주거기능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설계를 적용한 데 있다. 요즘 오피스텔들은 아파트식 평면을 도입해 침실과 거실, 주방의 생활공간을 분리하기도 하고, 좁은 공간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테라스나 복층형 등으로 설계를 다양화하고 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조성되는 ‘미사 푸르지오 시티’의 경우, 모든 실을 복층형으로 설계하고 1~2층을 생활 공간과 침실 등으로 분리해 2룸 효과를 보도록 했다. 여기에 웬만한 아파트 못지 않게 암벽등반시설이나 영화감상실, 골프장, 탁구장, 코인세탁실, 무인택배 시스템 등 주민편의시설을 조성한 단지도 있다.

공급 물량도 받쳐주고 있다.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분양될 전국 오피스텔 물량은 8,204실에 달한다. 이 중 6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다음달 분양할 경기 용인시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은 단지 앞 신분당선 성복역을 이용하면 2호선 강남역까지 20분대에 닿을 만큼 입지가 좋은 편이다. 역시 다음달 분양하는 ‘광교 SK뷰 레이크’는 112실 전실을 전용 84㎡ 크기의 주택형으로 꾸미고 4베이 구조와 3면 개방형 평면을 채택했다.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 역시 전실(186실)을 84㎡ 단일형으로 선보인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출퇴근이 편리한 좋은 입지 확보는 기본이고,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3~4인 가족이 살아도 손색 없을 만큼 실 사용 공간을 확보하는 게 요즘 오피스텔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공급 확대 추세는 공실에 따른 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2002년 8.11%에서 2011년 5.92%로 하락했고, 올해는 5.5%(지난달 기준)까지 낮아졌다. 공급과잉으로 매년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최근 4년(2013년~2016년)간 연평균 3만9,000실로 직전 4년(2009년~2012년 연평균 1만894실)보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미윤 연구원은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되는 지역은 임대료 하락은 물론, 공실 우려까지 생기고 있다”며 “임차인이라면 신축 오피스텔이 저렴하게 거주할 기회가 되겠지만 임대 목적 투자자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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