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가계부채 지표에 LTV·DTI 연동시킬 필요 있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가계부채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수단인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을 정부 당국의 재량에 맡기기보다는 가계부채 지표에 연동해 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택 공급 억제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8·25대책의 무용론이 벌써 새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DTI나 LTV와 같은 가계부채 관리수단을 (정부의) 재량보다는 가계부채 총량 지표와 연계하여 일정 부분 준칙화 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DSR)이나 가계 신용 사이클 순환 등에 근거해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 현재 각각 70%인 DTI나 LTV를 정부가 당시의 경기 판단에 따라 조정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는 경우 자동으로 비율이 조정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다만 한은 실무부서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충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준거지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LTV나 DTI 규제 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제어하기 위한 다양한 차원에서 정책 접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데 가계소비성향 하락 등을 감안하면 자금의 일부가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정책모기지론을 취급하는 주택금융공사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가계대출 상황을 보면 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과 신용협동기구 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이 전체 대출의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난다. 가계부채 관련 위험이 주택금융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가계부채 통계 바깥에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은행이 대기업 대출보다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사업자 대출은 부동산 경기 등에 순응성이 높고 자영업자 부채라는 점에서 가계부채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는 데다,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자영업자 경우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게 때문에 가계부채에 포함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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