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재건축 재시동]③ 개별건축 가능한 상업지 단지 속도 내..연초보다 집값 25% 올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르면 11월 초에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과 여의공영 등 2곳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열고 11월 중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설명회는 원래 지난 7월 예정됐지만 재건축 추진위원회 사정으로 연기됐다.
추진위는 또 9월 중으로 주민총회를 열어 현재 추진위보다 격상된 재건축 사업단도 꾸릴 예정이다. 사업단이 구성되고 사업자가 선정되면, 서울아파트는 여의도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된 아파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발 재건축 훈풍을 타고 여의도에서도 재건축을 추진하려는 입주자들의 ‘열망’이 타오르고 있다. 여의도는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그동안 재건축 요구가 많았지만, 경기 침체와 용적률 문제, 상업·주거지역 혼재 등으로 사업 추진이 더뎠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상업지에 지어진 아파트를 필두로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 상업지역 단지 앞장서며 재건축 속도 내
여의도에서 재건축 연한(30년)을 넘은 아파트는 16개 단지, 7787가구에 달한다. 광장아파트와 수정아파트, 목화아파트, 미성아파트, 시범아파트가 모두 추진위원회 승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합이 꾸려진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재건축 사업이 그동안 활발하게 추진된 지역은 아니었던 셈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50층까지 높이를 올릴 경우 기부채납 비율을 40%로 정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이후 박원순 시장이 기부채납 비율을 15%로 완화했고, 지난해 51층 이상 초고층 건축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전체 가구 중 2분의 1 이상(기존 3분의 2)만 찬성하면 재건축조합 설립이 가능하고, 상업지역 내 300가구 미만 주상복합을 신축할 때 용지 소유자도 우선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재건축 규제가 작년부터 풀린 것도 호재가 됐다. 지난해 규제가 풀리기 전에는 원래 상업지역 내 300가구 미만 주상복합 신축 시 용지소유자도 새로 지어지는 주상복합에 입주하기 위해선 청약을 해야 했다.
가장 탄력을 받은 곳은 상업지에 들어선 서울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1976년 192가구로 지어졌는데, 토지주와 시공사가 함께 개발하는 지주공동사업 방식으로 개발하면 용적률을 750%까지 적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서울아파트가 여의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업지의 경우 지구단위계획과 상관없이 개별 건축을 할 수 있다. 여의도에서 개별 건축이 가능한 곳은 서울아파트를 비롯해 공작·수정·초원아파트 등이 있는데, 수정아파트는 도시정비법에 의한 재건축사업 추진 확정이 승인됐다. 일대 중개업계는 용적률 200%대인 주거지역보다 더 높은 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는 상업지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 여의도에서 가장 사업이 빨리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재건축 기대감에 매매가도 연초보다 1억 올라
주거지역 아파트들도 재건축 추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영등포구청이 안전진단 단지를 추첨한 결과 상업지에 있는 서울·공작아파트를 비롯해 진주·한양·삼익·대교아파트가 선정됐다. 이 아파트들은 내년 상반기 안에 안전진단이 이뤄질 계획이다. 재건축사업의 첫발을 떼는 셈이다.
목화아파트는 재건축 대신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다. 재건축을 하면 기부채납이나 임대주택 의무 건립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성·광장·시범아파트도 추진위를 재구성하기 위해 나섰다.
다만 주거지역 단지의 경우 용적률 문제가 걸림돌이다. 여의도 G공인 관계자는 “서울아파트가 시행사 선정에 들어간다고 해서 다들 서울아파트 분위기를 관망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여의도는 재건축이 될 거라는 기대감은 항상 있는 지역인 데다 최근 재건축시장 분위기까지 좋아지면서 연초와 비교해 실거래가가 평균 1억원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1~3월) 평균 7억975만원에 거래된 대교아파트 전용 95.5㎡는 지난달 8억원에 거래되며 1억원 가까이 집값이 올랐다. 지난 3월 6억1500만원에 거래된 수정아파트 전용 74.55㎡는 3개월 만에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아파트 전용 139.31㎡는 지난 4월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3억원 이상 오른 19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여의도 Y공인 관계자는 “강남에서 불어온 재건축 바람이 여의도로 넘어오더니 주변 아파트값이 갑자기 뜨고 있다”며 “여의도 재건축 단지 집값은 연초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25%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여의도 J공인 관계자는 “국토부 실거래가에는 아직 올라가지 않았지만 최근 서울아파트 전용 139.31㎡가 21억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며 “21억5000만원에 물건을 구하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주인이 22억원 이하로는 안 팔겠다고 해서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적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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