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서울 이주는 4세 이하 자녀 둔 30대 부부가 주도"

국토연구원 "주거비 부담 때문..택지개발과 보육·교육환경도 영향"

[국토연구원 제공]

국토연구원 "주거비 부담 때문…택지개발과 보육·교육환경도 영향"

(세종=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에서 인천·경기 등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은 '4세 이하 자녀를 둔 30대 부부'가 주도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국토연구원 전성제 책임연구원 등이 인구이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서울에서 인천·경기로 주민등록을 옮긴 사람은 116만8천474명이며, 이 중 30대가 31만5천622명으로 20대(20만4천954명)나 40대(16만8천878명) 등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또 서울에서 인천·경기로 주민등록을 옮긴 사람 가운데 19세 이하 미성년자만 놓고 보면 전체 19만6천841명 중 0∼4세가 7만4천742명으로 최다였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생에 해당하는 10∼14세 이동자는 3만2천725명으로 0∼4세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런 통계를 토대로 국토연구원 연구진은 '30대 부부와 4세 이하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탈(脫) 서울' 흐름을 주도한다고 봤다.

[국토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서울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로 주거비 부담을 꼽았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이 인천·경기보다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전체주택 중위전세가격을 보면 서울은 2015년 7월 2억6천500만원에서 2016년 2억7천600만원으로 1천100만원 뛰었지만, 같은 기간 경기는 1억7천400만원에서 1억8천100만원으로 700만원, 인천은 1억2천500만원에서 1억3천100만원으로 6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다만 연구진은 탈 서울의 원인에 주거비 부담만 있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화성·남양주·광주·수원·용인 등에서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돼 신규주택이 많이 공급된 점과 이들 지역의 보육·교육환경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수도권에서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순유입인구 상위 10개 지역은 김포(5만5천235명), 남양주(5만78명), 화성(4만9천440명), 고양 덕양구(4만1천38명), 광주(3만2천750명), 수원 영통구(3만37명) 등으로 대부분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이뤄진 곳이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연구진이 인구이동패턴과 2014년 주거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분석해보니, 40세 미만 가구에서는 통근거리·편의시설·치안 등을 고려한 주거환경 만족도는 낮아지지만, 교육환경 만족도가 높아지는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나타났다.

전성제 책임연구원은 "주거비용 상승이 서울에서 인천·경기로 주거지를 이동하는 주요 원인이지만 주거이동에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서울에서의 인구유입이 늘어난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으로 전출이 증가하는 '연쇄이동'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수도권 인구이동패턴과 특징을 분석한 이번 연구결과는 11일 국토연구원이 개최하는 '주거이동 및 주택거래의 실태와 지역 부동산시장' 주제의 주택·부동산 융합 정책세미나에서 발표된다.

한편 이날 정책세미나에서는 수도권 전세거래 등을 분석한 '지역 간 주택거래 특성과 영향요인 분석' 연구결과도 공개된다.

해당 연구결과를 보면 순유입 전세거래가 많은 곳은 경기 김포·남양주·고양시와 서울 강서구, 인천 서구 등이었고 순유출 전세거래가 많은 곳은 서울 관악·영등포·성북·구로·동대문구와 경기 성남시 등이었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정책세미나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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