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형 오피스텔, 이젠 '조망권'이다
[경향신문]
지난해 9월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광교 중흥S-클래스 레이크힐’은 230실 청약모집에 10만522명이 몰리면서 평균 4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인터넷 청약이 시작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광교호수공원 북서쪽에 자리한 이 오피스텔은 ‘탁월한 조망권’을 강조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앞서 422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힐스테이트 광교’도 인근 호수공원 조망권을 내세운 것이 흥행에 영향을 끼쳤다.
과거 오피스텔은 업무용이나 타지에서 온 직장인들이 잠만 자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월세 증가와 전세난으로 인한 주거비 급등,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오피스텔은 아파트를 대체하는 주거 공간으로 변모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6만2417실로 2002년(11만7510실)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분양을 마쳤거나 분양 예정인 물량이 모두 4만3648가구에 달한다.
■ 오피스텔도 조망권 따진다
오피스텔이 대중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아파트와 같이 조망권을 강조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오피스텔이 주로 업무용으로 이용될 때는 ‘역세권’이 부각됐다면, 주거 기능이 강화되면서 조망·일조권 등 환경권도 주요 선택 요소가 된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과거에는 역세권 같은 입지가 부각됐다면 최근 오피스텔이 대규모·고급화되면서 차별화된 요소로 조망권을 부각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스텔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조망권에 따라 시세 차이가 난다. 조망권은 다소 추상적이지만 법원에 의해 가치가 인정됐다. 2004년 법원은 조망·일조권 등 환경권의 가치가 주택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라고 판결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 있는 ‘대우 트럼프월드3차’ 전용 48㎡는 KB부동산 시세 기준으로 한강 조망 가능 여부에 따라 매매가가 4250만원, 전셋값은 25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코오롱 레이크 폴리스2차’ 95㎡형의 경우 6층은 2억7500만원에 매매됐다. 이에 비해 호수공원이 상대적으로 더 잘 보이는 14층의 같은 평형은 3억800만원에 거래됐다.
■ 커뮤니티 시설에 복층·테라스까지
아파트와 같이 단지 내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설치된 오피스텔도 늘어나고 있다. 독서실, 골프장, 탁구장, 영화감상실에 코인세탁실과 무인택배 시스템을 설치한 곳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공급되는 ‘신촌 이대역 영타운 지웰 에스테이트’에는 실내 암벽등반 시설이 마련된다. 자전거로 출퇴근하거나 취미로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추세에 맞춰 자전거 보관소도 구비한다.
기존 원룸 형태와 달리 방·거실·주방 등이 구분된 오피스텔도 나와 신혼부부 등에게 인기가 높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복층으로 이뤄진 오피스텔도 등장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들어서는 ‘미사 푸르지오 시티’는 모든 실이 복층형으로 설계됐다. 1~2층을 생활 공간과 침실 등으로 분리해 방 2개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테라스가 딸린 곳도 나왔다.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의 ‘e편한세상 시티 한강신도시’는 4층 38실에 테라스를 설치했다. 부산 수영구의 ‘서희스타힐스 센텀프리모’는 옥상 정원에 바비큐 정원을 설치해 바다를 보며 저녁을 즐길 수 있다.
■ 수익률은 계속 하락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면서 매매가도 점점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3.3㎡당 788만원이다. 신규 분양 단지들이 오름세를 이끌며 2013년 이후 매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은 3.3㎡당 1000만원을 기록했다. 부동산114가 200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매매가가 3.3㎡당 1000만원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투자가 목적인 경우 공급이 늘어 임대료는 종전과 같은데 매매가가 높아지다 보니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5%대의 수익률로 시중금리보다 높고, 월세 위주로 임대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향후 많은 물량의 오피스텔이 공급되면 수익률은 계속 하락할 전망이어서 공급 현황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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