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최악 전세난 언제 해소되나

2015. 8. 3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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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입자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6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세금 상승세가 여전하기 때문인데요. 보도국 정훈규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Q. 언제부턴가 이사철마다 전세난 얘기가 나오는 같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진데,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전세금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봄 이사철부터였습니다. 이러한 상승세가 지난달까지 지속됐으니까, 6년 6개월째 한달도 거르지 않고 전세금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간동안 전세금은 전국이 47%, 서울은 50%나 급등했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하락하고 하우스푸어가 속출하자 30, 40대들을 중심으로 집을 보유하지 않고 전세로 사는 트렌드가 생겼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와 높게 오른 집값탓에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구요.

전세수요가 늘어난 것과 반대로 최근 들어서는 낮은 금리 때문에 전세공급자인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수익률이 높은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물량이 급감했습니다. 예적금금리가 연 2% 이하로 추락해 집주인들이 전세 내놓기를 꺼리고 있는 것입니다.

Q. 하반기에는 2기 신도시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까? 전세난 해갈에 도움이 될지요?

네 일반적으로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이 한꺼번에 전세매물을 내놓기 때문에 입주가 임박한 단지에는 기존 아파트보다 전세물량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그러나 2기 신도시들의 경우 오히려 입주 전부터 ‘전세 품귀’현상이 일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1%대의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차라리 대출을 받고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지난 6월 기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은 전국 평균 7.5%, 수도권은 7.0%로 은행 금리의 5배가 넘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 월세로 임대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보니까 주택공급이 이뤄지더라도 막상 전세 매물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전세입자들 입장에서 뉴스테이나 행복주택 같은 임대주택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정부가 최근 전세난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내놨지만, 당장 이번 가을을 걱정하는 전세입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집니다.

행복주택은 최근에야 첫 입주자 모집에 들어갔고, 뉴스테이는 내년이나 돼야 본격 공급이 가능해 이번 가을 전세난 해갈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재건축 때문에 상당기간 멸실가구가 늘어나는 점입니다. 당장 올 하반기 서울 강남에서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 수요만 6,000가구 이상 예정돼 있습니다.

Q. 전세시장이 갈수록 꼬여만 가는데 이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네, 집값이 대세상승추세를 다시 보이거나 은행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지 않는 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과거 집값 폭등기에는 전세를 끼고 적은 돈으로 다주택자가 되는 투자자들이 많았었죠. 하지만 집값이 크게 오른다는 컨센서스가 생기기 않는한 다주택 투자가 크게 늘기 힘들 전망입니다. 또 저금리가 지속되는한 다주택자들이 전세대신 월세를 계속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세시대가 가고 월세시대가 온 것이죠.

전세입자 입장에서는 당장 대출을 받아 인근 수도권에 집을 사든지, 아니면 울며겨자 먹기로 월세로 버티는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세에서 전세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서울 전세에서 수도권 매매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 사람이 경기도와 인천에 집을 샀다고 신고한 경우는 3만 6,5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7142건)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 일부 세입자들은 최근 대규모 분양으로 입주시기가 되는 2~3년내에 아파트 값이 폭락할 것을 우려해 월세로 전환해 버티기를 선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매매든 전세든 월세든 높은 주거비용이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준다는 것입니다. 전세난에 떠밀려 매매를 위해 대출을 받거나, 월세로 전환하면 가계의 지출여력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정부에서 소비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막상 각 가정에 돈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정부 세수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취득세 한시 면제나 소득공제 2배 확대 등 당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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