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예산 '확장'..경기부양 지속된다

2014. 8. 3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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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부족 상황에서 재정 확대..건전성 악화 우려도

세수 부족 상황에서 재정 확대…건전성 악화 우려도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박용주 류미나 기자 = 정부가 내년에 5% 안팎의 확장적 예산을 추진하는 것은 새 경제팀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41조원 상당의 재정 확대 패키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확장적 세법 개정안이 현 상황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노력의 강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내년 예산안은 이런 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재정 건전성이다. 국세 수입이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과도한 지출 확대는 재정 건전성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 경기회복 갈림길…지표 오락가락

31일 정부 당국과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경기 회복 궤도로 복귀할지 여부의 갈림길에 서 있다.

2분기 지표만 놓고 보면 한국 경제가 경기 회복 기조를 이어가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2분기 전체 산업생산은 1분기보다 0.6% 감소했다. 1분기에 0.6%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증가분을 반납한 셈이다.

가뜩이나 내수 경기 침체의 골이 깊은데다 4월 중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마저 냉각된 결과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4월과 5월에 부진하던 경기가 6월과 7월에 두달 연속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다.

6월 중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2% 늘어 2011년 3월(4.1%) 이후 3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7월에도 0.2% 증가, 반등 국면을 이어갔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이 늘고 증시가 전고점 경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금융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추석을 앞두고 소비심리도 다소나마 개선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로 7월(105)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105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 5% 안팎 확장…"내년도 부양 모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와 내년 세입여건이 좋지 않지만 경기 회복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확장적인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와 여당은 5% 안팎으로 내년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총지출 증가율(4.0%)이나 정부가 2013~2017년 중기재정운용계획에서 제시한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3.5%)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당정이 내년 예산 확대를 검토하는 것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기 부양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최 부총리는 취임이후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41조원 상당의 거시경제 패키지를 제시한 바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유도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과 통화 정책의 양날개를 준비했고 올해 세법 개정안도 확장적인 관점에서 제시했다.

최근에는 7대 서비스 활성화 방안과 대대적인 규제 개혁, 경기 활성화 법안 통과 노력 등을 통해 경기 부양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불거진 안전 문제를 불식하고자 안전분야 예산 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비정규직·소상공인 등 민생 예산도 확대 편성할 예정이다.

◇ 재정 건전성 훼손 우려…균형재정 목표와 멀어져

문제는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는 부분이다.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 진도율은 45.5%로 대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다.

올해 6월까지의 누계 국세수입은 98조4천억원으로 100조원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6월 누계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조2천억원 늘었지만 세수진도율은 지난해 상반기 진도율(결산 기준)보다 2.7%포인트 낮다.

이에 따라 8조5천억원의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성장률 하락과 환율 하락, 예금금리 인하, 기업의 영업실적 악화 등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해를 고비로 점차 재정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정부 방침 역시 물거품이 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25조9천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1.8%를 기록한 후 내년에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17조원, GDP 대비로는 1.1%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 추세라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줄이기는커녕 더 늘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를 2016년 -0.9%, 2017년 -0.4%로 줄여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역시 물 건너간 셈이 된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부원장은 "심각한 내수 침체를 극복하려면 정부의 과감한 재정 확대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재정 건전성이 너무 훼손되지 않도록 적정선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eesang@yna.co.kr, speed@yna.co.kr,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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