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주택 선행지표 훈풍 "반짝회복 아니다"
"이제 '반짝 회복이 아니냐'는 우려는 어느 정도 사라진 것 같다."(A건설사 주택사업 담당 임원)
강남권과 수도권 일대 매매거래에서 시작돼 미분양 아파트로까지 번진 주택 시장 회복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물론 각종 주택·건설 관련 선행지표들도 잇따라 중장기 상승 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택사업환경지수는 148.9로 지난달보다 31.3포인트 올라 두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 이상이면 주택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건설사들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148.9는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미분양 전망 지수도 전달보다 9.7포인트나 떨어진 54.3을 기록해 건설사들 역시 미분양 아파트가 앞으로 더 잘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주택공급 상황을 알려주는 주택 인허가 실적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취득세 영구감면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등의 세제혜택 관련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지난해 12월에는 전국에서 8만4,145건의 주택건설 인허가가 나 전달(4만257가구)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경매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2.78%로 2011년 4월(83.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경쟁률도 7.65대1로 2009년 8월(7.83대1)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 역시 앞으로의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전세 수요 중 일부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가 늘면 예전 집을 팔아 새 집으로 이사하는 매매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활발하게 작동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하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들이 먼저 움직이고 중대형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변수는 있다. 특히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적겠지만 모처럼 살아난 구매심리를 위축시킨다면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인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은 언제든지 주택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올봄 이사철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부동산 시장 자체의 시그널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며 "하지만 거시경제·물가 등 부동산 외적인 요인들이 여전히 잠재적인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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