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슈퍼리치가 꽂힌 부동산?..PB 3인에게 듣는다

2014. 1. 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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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차익보다는 꼬박꼬박 월세 나오는 임대형 투자제주 상가건물, 강남·여의도 오피스에 주목재건축은 아직 회의적..빌딩 리모델링 관심

부동산은 과연 바닥을 치긴 친 걸까. 그렇다면 돈도 정보도 감(感)도 모두 빠르다는 슈퍼리치들은 지금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상가, 재건축, 소형 빌딩…. 다 돈이 되진 않을 텐데. 도대체 궁금했다. 그래서 슈퍼리치들에게 부동산 투자 '길잡이'라는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부지점장, 장현창 삼성증권 SNI지원팀 차장, 윤환진 신영증권 APEX 패밀리오피스 부동산팀 차장이 지난 10일 매일경제신문사에 모였다. 그들은 슈퍼리치들이 요즘 수익형 부동산에 꽂혀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전셋집에 살면서? 그래도 집 한 채는 꼭 갖고 있어야 한다. 부(富)를 일구는 첫 단추는 내 집을 장만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럼 집은 도대체 언제 어디에 사야 할까.

-슈퍼리치는 요즘 어떤 부동산 상품에 관심이 많나.

▶장현창 차장=부자들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많고 그중에서도 빌딩을 선호한다. 전통적으로 서울 강남을 최고로 생각하지만 최근엔 매입 가격과 수익률이 적당하다고 판단하면 다른 지역에도 투자한다.

▶윤환진 차장=매달 꼬박꼬박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다. 100억원 이상 투자자는 핵심 오피스권역인 강남ㆍ여의도ㆍ광화문 일대 오피스에 관심이 많고 50억원 미만 투자자는 강북 대학가 주변에 대기업 브랜드가 임차인으로 들어간 상가를 눈여겨본다.

▶신동일 부지점장=서울 강남 청담동과 강북 이태원동, 홍대 일대 빌딩에 관심이 많다. 투자 수익률은 연 5% 이상을 희망하고 임차인이 월세를 꼬박꼬박 낼 능력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진다.

-슈퍼리치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장 차장=가격이 제일 고민이다. 수익형 부동산 매입 수요가 늘다 보니 물건이 많지 않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 거래가 최종 단계에 깨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싸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한 시대다. 계속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가격이 오르겠지가 아니라 부동산 자산도 수익이 떨어지는 상품은 과감하게 손절매해야 한다. 리모델링해서 현재보다 가치를 높여서 팔거나 임차인도 교체해 보고 유지ㆍ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윤 차장=슈퍼리치들은 재건축 아파트를 포함해 주택 투자에는 아직 회의적이다.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는 올해 기본세율이 적용되지만 2015년 추가 과세하는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올해 팔아야 이득이다. 예전에는 부동산에서 시세 차익을 내는 데 무게가 실렸지만 최근에는 임대수익과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를 더 고민한다.

-슈퍼리치들이 눈여겨보는 유망 투자처는.

▶장 차장=제주도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변화가 있을 지역으로 예상한다. 초기엔 제주도 땅에 관심을 뒀다면 요즘은 '돌직구'로 제주도 연동 노형동 등 건물에 투자한다. 일본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사람이 많이 모인다는 데 굉장히 필이 꽂힌 것 같다.

▶윤 차장=강남ㆍ여의도ㆍ광화문 등 핵심 업무단지가 밀집된 곳과 스페이스셀링(space selling)을 하는 다국적 SPA 브랜드들 움직임에 관심이 높다. 최근 글로벌 SPA 브랜드는 입주가 마무리되거나 시작하는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진입 대로변에 단독으로 출점하는 사례가 많다. 브랜드 파워가 있기 때문에 대신 지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는 것이다. 이런 토지들이 장기적으로 유망하다.

-슈퍼리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조언은.

▶윤 차장=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투자도 시대 흐름을 잘 읽고 변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강남 가로수길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대형 SPA 브랜드들이 둥지를 틀면서 임대료를 상승시켰기 때문이다. 부동산 공간을 잘 활용해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장 차장=부동산도 계속 변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미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당장 수익률이 낮다면 지금 건물을 그 자체로 보지 말고 임차인을 바꾸거나 건물을 새로 단장하면 어떨까 등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접근해야 한다.

-30ㆍ40대 맞벌이 부부를 위한 조언을 해 달라.

▶장 차장=위례신도시처럼 대규모로 개발되는 지역은 실수요자들이 긍정적으로 보면 좋다. 김포신도시나 고양시 삼송지구, 하남 미사 등 수도권 외곽도 실수요자로 접근해 볼 만하다. 지금은 미분양 아파트가 많고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어수선하지만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지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서울 도심에서 높은 주거비용을 부담하기보다는 서울 도심 출퇴근을 위한 교통 인프라스트럭처가 잘 갖춰진 외곽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는 추천할 만하다. 얼마 전 삼송지구에 가보니 입주 후 5개월 지난 아파트 값이 올라 분양가를 웃돌았다.

▶신 부지점장=100억원대 부자가 된 미장원 아주머니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미장원 아주머니는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을 주목해 부동산을 하나씩 자기 소유로 만들었다. 처음엔 종잣돈이 없어 원룸에서 시작했고 내 집 마련에 성공한 뒤 발품을 팔아 건물을 올려 부자가 됐다. 어디든지 내 주변을 잘 찾아보면 크고 작은 호재가 있다.

▶윤 차장=서울시가 발표한 '2030서울플랜' 중 3도심 7광역중심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위례신도시도 추천한다. 적정 분양가로 도시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송파권역은 법조단지 등 개발 호재가 있다. 또 잠원지구에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도 저평가돼 있는 지역이어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정말 끝났을까.

▶장 차장=끝났다, 안 끝났다고 말하는 게 이상하다. 부동산 '경기'라고 하지 않나.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는 법이다. 다만 예전에는 주먹구구식으로 투자해도 성공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접근해선 수익을 거두기 힘들어진 게 요즘 부동산 시장이다.

▶신 부지점장=주거용 부동산 시장에서 불패 신화는 사실상 붕괴됐지만 상업용 부동산 수요는 계속 있으며 수익을 내는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다.

▶윤 차장=가계부채와 인구 감소 등은 주택시장에 장기적 불안 요소다. 하지만 핵심 상업지구 내 오피스나 리테일 등은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계속 관심을 받을 것이다.

■ 올해 집값 전망은

바닥에 민감한 슈퍼리치, 이미 작년말 주택 구입하반기 집값 오를 가능성…실수요라면 그전에 사야 -올해 집값은 어떻게 움직일까.

▶윤 차장=작년에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거의 풀면서 주택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 예컨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임대사업자 지원 금리를 잘 활용하면 주택임대사업자는 수익률을 과거보다 높일 수 있게 됐다. 주택임대사업자 대출지원금 한도는 1억5000만원인데 이를 고려하면 중소형 주거시설도 실수요자가 투자로 접근해 볼 만하다. 실수요자와 투자자 수요가 겹치는 중소형 주거시설은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지점장=주거 개념이 바뀌고 있지만 슈퍼리치들도 집은 한 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인일수록 자산을 형성하려면 종잣돈이 필요하고 이때 집 한 채가 대단히 중요해진다. 집은 거주 목적 이상으로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내 집을 장만하려면 뚜렷한 재무적 목표가 생긴다. 정부의 정책 효과가 하반기에 녹아들면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초나 1분기 내에 의사결정을 거쳐 주택 매입에 나서면 좋을 것 같다. 단, 무조건 지르면 안 되고 모아놓은 돈이 집값 절반 정도는 있어야 한다.

▶장 차장=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거의 다 풀어놔서 집값은 올해 오를 것이다. 집을 살지 말지 고민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실수요자라면 주거 안정을 위해 올해 적극적으로 접근해 볼 것을 권한다. 주택 매입은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때가 많은데 대체로 하반기에 매매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기적으로 상반기에 집을 사는 게 유리하다.

▶신 부지점장=슈퍼리치들은 집값 바닥을 본능적으로 맞히는 경향이 있는데 작년 하반기 자녀들을 위해 집을 매수한 고객들이 꽤 있었다. 슈퍼리치들이 집을 구입한 걸 보면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린다.

[이근우 기자 / 임영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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