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대책 열흘]서울 부동산 시장도 살아난다

2013. 9. 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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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이 구매심리를 자극한 때문인지 이달 들어 시장의 움직임이 확실히 느껴진다"(서울 성산동 T공인 관계자)

정부가 8·28 전월세대책을 내놓은 이후 열흘이 지나면서 서울 부동산시장 흐름이 바뀌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세가 형성되고 호가도 오르면서 불황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첫주(8월29일 대비 9월5일)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0.02% 올랐고 전용면적 66.0㎡ 이하는 1주일 새 0.35%나 상승했다. 재건축이나 매매가격에서 전세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일부 매기가 살아났고 중소형 아파트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실제 지난 7일 기자가 찾은 서울 강남·북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매물정보를 얻으려는 수요자들의 문의전화가 연신 걸려왔다.

■강북, 중소형 위주로 거래 풀려

강북권은 중소형을 중심으로 '거래 동맥경화'가 확실히 풀리는 모습이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예비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반면 대형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간혹 급매물이 매매가 이뤄지기는 하지만 저가 매물이 나와도 좀처럼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 대책에 따른 혜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상계동 D공인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매매 문의가 늘고 실제 거래도 이뤄지면서 점점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매매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은 실수요 비율이 높고 거래 부담이 적은 중소형 중심으로만 거래가 편중된 상태"라며 "전체적으로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취득세율 영구인하 소급적용과 공유형 모기지 시행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계동 S공인 관계자는 "중소형 매수세가 살아나자 매도자들이 '눈치 게임'에 들어갔다"면서 "대책 발표 이후 일부 매도자들은 '급할 것 없다'며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상계1차중앙하이츠 전용면적 60㎡의 매매가는 대책 발표 이전 2억6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지금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500만~1000만원 올려 2억6500만~2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중계동 벽산아파트 60㎡의 매매가도 지난달 2억6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이보다 1000만~15000만원이 오른 2억7000만~2억7500만원이다.

성산동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소형 위주로 거래가 형성되면서 이달 들어 호가가 500만∼1000만원 가량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성산동 T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정상적인 가격에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자 매매가 급하지 않은 집주인들이 시장 흐름을 더 지켜보겠다며 매도를 보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남, 재건축이 분위기 이끌어

강남권은 대책 발표 이후 주요 재건축단지에 대한 매수문의가 늘면서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려 다시 내놓으면서 거래가 활발하지는 못하다.

반포동 G공인 관계자는 "매매보다는 여전히 전세 관련 문의 비율이 압도적이지만 대책 발표 이후에는 매매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이처럼 분위기가 반전되자 매도자(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것이 좋은지, 지금 파는 게 좋은지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개포동이나 둔촌동 등지에서는 변화가 확실하게 감지된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50㎡의 매매가는 현재 7억8000만원 수준으로 전주보다 1000만원 올랐다. 36㎡ 역시 5억7000만원으로 1주일 새 2000만원 상승했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미래 불확실성 탓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며 갈피를 못잡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대책 발표 이후 기대감 상승으로 오름세가 확연해지면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며 "아직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대기수요가 많은 만큼 대책 내용이 적용되면 매매가 상승 등 흐름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둔촌2주공 전용면적 88㎡도 이전 시세가 7억500만원이었지만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오르더니 지난 주말에는 7억5200만원에 거래되며 실거래가 됐다. 둔촌동 H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모든 면적에서 3000만~4000만원 이상 올랐다"며 "4·1 부동산대책의 끝물과 8·28 전월세대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데다 추석 이후 시세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분위기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강남으로 들어오고 싶은데 집이 안 팔려서 못 들어오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며 "강북이나 수도권에 사는 사람이 집을 팔면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집을 바꾸기 때문에 강남에도 연쇄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blue73@fnnews.com 윤경현 김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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