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의 6개월..의욕만 앞선 정책에 혼란만 가중
[머니투데이 송학주기자][[박근혜정부 6개월]"先 발표 後 조율" 부동산정책…'거래절벽'과 '미친 전셋값' 등 초래]
/자료제공=부동산114 |
박근혜정부가 이달 25일로 출범 6개월을 맞지만 당초 기대가 컸던 주택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형국이다. 새정부 출범 36일 만에 내놓은 '4·1부동산대책'은 종합선물세트라던 정부 스스로의 평가나 기대와 달리 '거래절벽'과 전셋값 폭등 현상을 낳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을 고심한 만큼 새정부의 정책능력을 가늠할 첫 부동산 대책은 실망감만 안긴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지금의 상황이 국회가 발목을 잡아서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각기 전월 대비)은 △1월 -0.16% △2월 -0.16% △3월 -0.20% △4월 -0.01% △5월 0.04% △6월 -0.26% △7월 -0.13% 등을 기록했다. 4·1대책 발표 이전에 잔뜩 경직됐던 부동산시장은 5월 한때 반짝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되던 주택시장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제동이 걸려 또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7월 한달간 주택매매 거래량은 3만9608건으로 전달에 비해 70% 감소해 뚜렷한 '거래절벽' 현상을 보였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월 0.33% △2월 0.35% △3월 0.44% △4월 0.22% △5월 0.33% △6월 0.35% △7월 0.44% 등 52주째 상승했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이라고 내세운 정부의 정책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후반기 주택정책의 주안점을 전·월세난 해결에 두고 국민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당정간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
◇"선 발표, 후 조율" 부동산정책…혼란만 가중
'4·1대책'을 실패로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현 상황만 봐서는 추가대책 없이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의욕만 앞세운 정책의 성급한 발표는 시장의 높아진 기대에 비해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를테면 대책의 상당부분이 법률 개정 등 정치권의 동의가 요구되는 내용이었으나 원활한 합의와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전에 충분히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현재 정부와 여당은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고만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새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정책이 정부부처 간의 이기주의로 표류해 국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거래절벽'의 원인으로 지목된 취득세 감면 종료를 두고 국토부는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취득세 영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정작 안전행정부는 지방세 감소 우려로 반대해 미뤄졌다.
국토부 장관이 부동산 관련세제의 전면적 개편을 시사했을 때는 우선적으로 관련부처와의 조율이 선행됐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적으로 진행된다면 시장의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나 기대감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지난 5년 동안 반복돼온 정부대책에 대한 국회에서의 변경·계류는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과거와 같이 또 국회 통과가 지연된다면 대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시장심리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전세대책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역시 시장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집주인이 주택을 담보로 전세보증금을 대출받고 임차인이 이자를 상환하는 구조인데 가만히 있어도 세입자가 줄을 서서 오는데 집주인이 굳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는 수고를 감수하겠느냐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한 관계자는 "개인의 신용대출인 전세대출 세입자도 안받겠다는 집주인이 대부분인데 자신의 집을 담보로 설정된 전세대출을 어느 누가 받아들이겠느냐"며 "가뜩이나 집이 팔리지도 않는데 권리관계가 복잡해지면 악성매물로 분류될 수 있는 위험까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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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학주기자 hak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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