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더 받고 세금 더 내라?"..엇박자 전·월세대책 논란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전·월세 소득공제 축소에 퇴색..국토부·기재부 정책조율 필요

[머니투데이 임상연기자]['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전·월세 소득공제 축소에 퇴색..국토부·기재부 정책조율 필요]

　세금폭탄 논란을 빚은 세법개정안이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시장에선 이번 기회에 엇박자를 내고 있는 정부의 전·월세 세제와 금융대책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달 중 출시 예정인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과 세법개정안에 포함된 '전·월세 소득공제 축소 방안'이 대표적이다. 한쪽에선 무주택 서민의 전세대출 부담을 완화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세금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정책협의나 조율없이 이뤄진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은 이달 23일부터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박근혜정부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은 무주택 서민들의 전세대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상품으로,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과 '집주인 담보대출방식'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 가지 방식 모두 신용대출 성격인 기존 전세대출을 담보대출(임차보증금 및 주택담보)로 바꿔 대출이자는 낮추고 대출한도는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국토부는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이 기존 전세대출보다 이자율이 2~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출한도는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이 최대 3억원, '집주인 담보대출방식'은 최대 5000만원이다. 대출 적용대상은 임차인이 연소득 6000만원(부부합산) 이하 무주택 세대주이고 전세보증금이 3억원 이하(지방 2억원 이하)인 경우다.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로 세입자 대출부담은 줄었지만 반대로 세금부담은 늘게 됐다. 기획재정부가 전·월세 소득공제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가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연소득 5000만원 이하였던 전·월세 소득공제 대상자 소득기준이 이자, 배당 등을 포함한 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이하로 강화됐다.

　사실상 소득기준이 낮아진 것으로, 기준에 미달하는 무주택 서민들은 세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의 소득기준은 연 6000만원 이하로 차이가 커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무주택 서민들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와 기재부가 내놓은 두 정책은 한마디로 '대출은 쉽게 받되 세금은 더 내라'라는 식"이라며 "이자부담이 낮아져도 세부담이 커져 사실상 조삼모사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월세 대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세법개정안 재검토에 앞서 국토부와 기재부 등 담당부처간 정책협의나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정재호 목원대 교수는 "부처간 조율이 안되다 보니 한쪽에선 약을 주고 한쪽에선 병을 주는 엇박자 정책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세법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만큼, 이번에는 일관성있고 실효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부처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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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상연기자 s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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