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12.7 대책' 어디로?
[데일리안 최정엽 기자]여당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공식화 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마련된 ´12.7 대책´이 18대 국회 회기중에 마무리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한 새누리당이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서라도 회기중에 처리를 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민주통합당이 곧바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법안 처리를 위하 임시국회 개원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근 비대위 회의에서 부동산 활성화법은 반드시 통과를 시켜야 한다고 언급하고 나섰다.
당시 황 원대대표는 "18대 국회에서 민생과 관련된 법안 처리와 함께 박근혜 위원장이 강조한 북한의 미사일발사 및 3차핵실험 등과 관련된 자제 촉구를 위한 대북결의안 주문 등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국회가 필요하다"면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오는 23~25일 중 하루정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야당측에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최종결정은 안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황 원내대표는 "부동산 규제 풀자고 선거 전에 주장했었다. 활성책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시장 활성화를 막는 규제라도 없애자고 했다. DTI(총부채상환비율), 취득세 문제도 있고...그거 했으면 이번 총선에서 10석 더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이야기를 태국 총리가 방한 했을 때 이 대통령을 만날 일이 있어 보고를 했고, 이후 박재완 개획재정부 장관에게 전화가 와 될 줄 알았지만, 금융위원장이 반대를 한다고 했다"면서 "지금 생각해 보면 자칫 선거용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던 사인인 만큼 발표를 안한 것이 차라리 잘한 셈이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DNA는 역시 친(親)부자·친대기업"이라고 비판하고 나서는 등 향후 계류중인 법안 처리와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췄다.
부동산 활성화 법안 18대 국회 통과 될까?
이처럼 부동산 활성화와 관련된 산적해 있지만 이번 18대 국회에서 처리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새누리당이 총선 이후 각종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개원을 주장하고 있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활성화 법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야당을 자극한 꼴이 됐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황 원내대표의 발언에 민주통합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이 서민물가 불안 등 산적한 민생현안을 도외시하고 시행되고 있지도 않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부터 추진하는 것은 반서민, 친부자 정당임을 다시 한 번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책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총선 후 공공요금 인상 러시가 가져 올 서민물가 폭등을 비롯한 민생현안을 외면하면서 고액재산가들의 세금부담부터 줄이는데 골몰하고 있다"면서 "총선 전의 ´과거와 절연´, ´친서민´ 정책이 구호뿐이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아울러 그는 "물가불안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주택전월세값 상승이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는 상황에서 민생과 거리가 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부터 논의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며 "자칫 정부가 다주택소유를 권장하는 것으로 비칠 경우 물가상승은 물론, 서민들의 주택마련을 더욱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시국회를 개최하더라도 민생현안과 관련된 법안만 처리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게다가 이번 19대 국회 입성 의원 60%가 초선인 점을 감안하면, 낙선의원들이 나서야 할 만큼 시급한 현안인지에 대한 공감대도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부자 감세´를 이유로 야당의 반대 역시 여전하다는 점도 문제다.
19대 국회로 넘어 갈 경우 역시 새로운 국회 출범과 동시에 곧바로 오는 12월에 치뤄질 대선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어, 일부 여론에 부정적인 정책들을 쉽사리 처리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점도 관련 법안 통과를 어렵게 하고 있다. 사실상 이번 18대 국회에서 처리를 하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18대 국회에서 처리가 되지 못하면 침체된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애써 마련한 정책이 사장 된다"면서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관련, 국민들의 요구가 높은 만큼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 침체 영향...무기력한 시장 반응
이번 부동산 활성화 대책 국회 통과와 관련, 시장 반응은 무기력한 모습이다.
규제가 풀릴 경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부 반영되고는 있지만, 시장 자체가 너무 침체돼 있어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 역시 지배적이다.
게다가 모든 규제를 다 풀어 줘도 시장 활성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추가 가격하락 기대감에 따른 관망세가 이어질 경우 시장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풀어줄 수 있는 규제를 다 풀어줘도 시장이 살아나지 못할 경우 차라리 비싼 전월세를 옮겨 다니더라도, 내집 마련 시기를 무기한 연기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조사 업체인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이 DTI 규제 완화를 공략으로 내놓은 만큼, 이제 규제 철폐에 대한 목소리에 힘이 더 실릴 것"이라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전면적인 철폐가 아니더라도 지역별로 DTI를 차등화 하는 등의 방식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강남권의 기대감이 다소 살아 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DTI 규제 완화로 투자 자금 마련이 확보되고, 거래세가 줄어들게 되면 투자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거래로 이어지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를 비롯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 유예, DTI 규제가 완화가 되더라도 그 기대감이 가격 상승으로 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이미 투자 수요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만큼 거래로 이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어떠한 정책이 시행 되더라도 시세보다 싼 급매물을 기다리는 대기 실수요자 중심으로만 거래가 조금씩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양도세 폐지 등에 대해 효과있겠냐?는 의견이 많지만, 이 두 가지가 부동산 시장 핵심 규제"라며, "주택 고급화가 진행되면서 시공비가 올라가고 있는 만큼, 분양가 상한제가 지속적으로 적용되면 장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고급주택 등장을 막게 돼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양도세 폐지와 관련 그는 "여유가 되는 사람은 주택을 더 구입해 전·월세를 주기 마련이고, 또 때가 되면 매매도 하지만, 내년 부터 본격 시행될 다주택 양도세 때문에 추가 구매를 꺼려 시장 활성화가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경우 최근 시장 가격 위주로 분양가격이 형성돼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별 도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풀리더라도 건설사들이 쉽게 가격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DTI와 관련,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심리적으로도 실제 시장에서도 매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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