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읽기] 새누리당와 민주통합당의 주택 공약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2. 4. 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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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제각기 총선에 대비한 주택분야 공약을 확정해 발표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새롭게 원이 구성된 후 주택시장에 대한 정책의 전개방향을 예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총선 공약은 큰 의미를 갖는다.

새누리당은 주택거래활성화를 위해 'DTI규제(총부채상환비율규제) 철폐', '전·월세 상한제 도입', '서민용 주택 바우처제도 시행', '보금자리주택 정책 재검토',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등을 내걸었다. 선거의 승리를 위해 주택시장의 불씨를 되살려 전통적인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가계부채총액이 2011년말 기준 900조원을 넘어선 상태에서 DTI 규제 철폐는 가계부채를 더욱 키울 것이라는 당내반발도 만만치 않다.

야당은 DTI 규제 철폐가 또 다른 부동산 거품을 야기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현재의 주택시장 침체를 계기로 부동산투기를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DTI 규제 철폐가 부동산 거품을 키워 더 큰 부실을 야기할 것이라며 'DTI 규제 철폐', '보금자리 정책 전면 재검토' 방침에 반대 입장을 했다. '전·월세 상한제 도입' 및 '저소득층 임차료 보조금 지급' 등을 주거 대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이 DTI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반면 전·월세 상한제 공약은 거의 같은 기조를 전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부분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통합민주당은 모든 지역에 적용하는 '전면 상한제'를 상시로 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즉, 새누리당은 특정 지역의 전·월세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웃돌면 그 지역을 특별신고지역으로 지정해 실태 조사를 벌이고, 물가상승률의 3배를 웃돌면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하여 임대료 상한제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통합민주당은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세입자를 대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1회에 한해 부여하고, 연간 5% 내에서 전·월세 상승률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공공임대주택 건설에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2018년까지 임대주택 120만가구 건설', 민주당은 '매년 12만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해 모두 60만 가구를 공급하고 공공전세주택 물량도 확대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은 서민들을 위해 임대주택을 확충하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예산 확보라는 장벽이 가로 놓여 있어 실현가능성이 의심스럽다.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투입되는 국고보조금은 매년 말 정부가 다음해 예산안 수립 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협의와 국회 동의를 얻어 최종 확정된다. 2011년에는 국고보조금이 30%로 결정되었는데 이를 적용해서 공공임대주택 한 채의 건설원가를 전국평균으로 1억원으로 산정할 때 모두 18조원에서 36조원 정도의 국고가 추가로 소요된다. 양당의 공약 어디에도 재원조달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사회 전체가 뒤숭숭해진다. 특히 정치권력 개입이 어느 산업부문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주택 업계는 '정치', '선거' 홍역에 시달리고 있다. DTI 철폐 여부와 같은 개별 정책 변화 하나에도 일파만파의 폭풍이 이는 상황에서 총선과 연말의 대선이 주택 업계나 소비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고 민감한지는 두말이 필요 없다. 양당의 공약 하나하나의 시시비비를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은 정책추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예측 가능한 범위내에서 국민도 주택마련계획을 짤 수 있으며, 관련 업계도 그에 맞는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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