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낙찰가율 보면 부동산 아직 한겨울
응찰자수 소폭 증가 회복신호로 보긴 역부족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3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이진우 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도 바닥을 찍은 것 같다고요? 경매 낙찰가율 좀 보시고 나서 그런 이야기를 하세요."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회복의 기미를 보여주는 지표를 찾기가 어렵다는 게 이유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시장의 분위기를 판단하는 몇가지 지표가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첫 손에 꼽는 것이 바로 `낙찰가율`이라는 지표다. 경매로 나온 물건이 새 주인을 찾아갈 때 감정가의 몇% 금액으로 낙찰되느냐를 수치화한 것이다.그런데 요즘 이 지표가 바닥을 찍고 나서 지하실을 파고 내려가는 중이다.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한겨울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적어도 경매 낙찰가율이 80% 이상으로 올라오기 전에는 분위기 회복이 아직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경매 낙찰가율이 80% 이하에 머무르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갔던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지지옥션의 남승표 선임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수도권의 경매 낙찰가율 통계를 보면 낙찰가율이 80% 이하로 떨어진 적이 딱 세 번 있었다"면서 "2004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제도 도입 때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그리고 2010년 DTI규제 확대 조치 발표 이후 그렇게 됐었고 현재는 DTI 규제를 일부 지역만 제외하고 다시 풀어놓은 상태지만 여전히 80%를 하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도권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7월 80% 아래로 떨어진 이후 계속 하락중이다. 지난 1월에는 72%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2월에도 72%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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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도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고 상승추세로 돌아섰다고 보려면 적어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0% 이상에서 3개월 이상 유지되어야 한다"면서 "일반적으로는 경매시장이 실제 매매 시장을 3개월 정도 선반영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밖에도 강남3구의 거래추이나 부동산 정보 클릭수 컨설팅 의뢰건수 등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판단하는데 요즘 그런 지표들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매시장을 통해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지표는 물건당 평균 응찰자수다. 이 지표의 수치가 높을수록 경쟁률이 높다는 의미인데 이 역시 뚜렷한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건당 평균 응찰자수가 소폭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유일한 청신호다.
실제로 인천지역 아파트들의 평균 응찰자수가 지난해 5월 4.8명에서 지난 2월에는 6.5명으로 늘어나면서 수도권 전체 아파트 평균 응찰자수도 약간 반등하는 추세다. 그러나 완연한 회복이라고 보기엔 여전히 모자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경매 낙찰가율이 8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정책 변화나 금융시장 충격 등 분명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 이유를 뚜렷하게 찾기 어렵다"면서 "아마 금융권에서 가계 대출을 묶고 있는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지만 이런 기간이 길어진다면 부동산이라는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 자체가 꺾인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voic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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