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2억원 넘으면 청약 못한다니.."

2011. 6. 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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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ㆍ월세 보증금도 보금자리 청약 제한 자산 기준에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서울지역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부분 아파트 전세금이 청약 제한 기준인 2억원을 훌쩍 넘어 전세난으로 주름살이 깊어가는 전세 세입자들의 시름을 더 깊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전세 보증금 2억원 이상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가구는 66만7540가구에 이른다. 서울시 전체 아파트 117만1540가구 중 57%를 차지한다. 전세 사는 서울시민 중 절반 이상이 2억원 이상 주택에 거주하는 셈이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서울지역 세입자 중 상당수가 2억원 이상 전세에 살고 있는데 전세 보증금을 포함한 자산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보금자리에 청약할 수 없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도 비강남지역 보금자리는 미분양이 있는데 엄격해진 자산 기준으로 강남권 보금자리가 아니고서는 입주민을 채우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액 전세금을 자산에 포함시켜 수억 원짜리 전세에 사는 중산층 이상이 '로또 보금자리' 혜택을 누릴 수 없게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할 것이라는 게 전세 세입자들 지적이다. 또 현실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일일이 확인해 자격 요건을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아무리 고액의 전세라 해도 상당수는 은행 대출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세 보증금 자체를 일일이 추적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런 전세금에서 다시 은행 대출금액을 분리해야 하는 것도 엄청난 확인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최초에 당첨될 때 전세금과 입주 시점 전세금이 정확하게 일치하는지에 대한 조사도 수반돼야 한다.

국토해양부 역시 국토연구원이 이번 보금자리 소득ㆍ자산 기준 개선안 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구체적 실행 방법 없이 방향만 제시해 논란을 가중시키자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가 연구원에 요구한 것은 서민층에 공공주택 분양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구체적 실행 방법과 기준 금액을 제시하란 것이었다"며 "연구원 측이 보증금을 자산에 포함시킨다는 기준만 제시하고 뚜렷한 이정표는 세워놓지 않아 우리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국토원 측 연구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정도로 부실하다는 얘기다.

당초 국토부는 6월까지 제도의 뼈대를 만들고 6월 이후 실시되는 위례신도시 등에 이 같은 소득ㆍ자산 기준을 처음 적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적용 시점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사전예약을 실시한 바 있는 위례신도시 등에 적용하면 형평성 문제를 비롯해 시한도 너무 촉박하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제도에 대한 많은 검증을 거친 후 신중하게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무리 일러도 3차 보금자리지구로 선정된 광명시흥 등에 처음 적용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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