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폐지, 주택공급 늘어 전세난 해소 기대
[중앙일보 함종선]
정부와 여당이 22일 내놓은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 단지상가 내 부동산 중개업소들. [연합뉴스]
당정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를 이달 말로 종료한다고 밝히자 건설·부동산업계는 간신히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며 걱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실수요자들의 대출에 최고 15%까지 한도를 높여주겠다는 보완책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실수요자에 대한 한도 확대는 강남 3구에도 적용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강남 3구는 40%에서 15%포인트 확대되면 55%까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비거치식 담보대출이 한 20%, 고정금리 대출이 약 10%며, 분할상환 대출 규모가 18% 정도 된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대출한도 확대 혜택을 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DTI 규제가 건설경기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한건설협회 최삼규 회장은 "DTI는 주택 매수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상징적인 금융규제이기 때문에 규제완화를 통해 확실히 푸는 게 맞다"며 "실수요자들의 주택거래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들도 쉽게 대출 받을 수 있어야 거래 시장이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
당정이 실수요자들에게 대출의 문을 더 넓혀주겠다는 데도 업계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건 DTI 규제라는 원칙이 시장을 옥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DTI 시행 이후 이른바 아줌마부대라고 하는 주부들의 주택 매입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2007년 이후 계속 DTI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분양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에 발목 잡혀 눈치 보던 업체들이 주택사업을 늘릴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이호상 부장은 "정부의 가격 규제가 없어짐에 따라 주택사업에 숨통이 트이고 공급이 늘어 장기적으로 전세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 적용으로 도심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해야 해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J & K 백준 사장은 "상한제가 폐지되면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분양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그동안 주춤하던 사업이 속속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수도권 분양시장에 주택 수요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가 폐지되면 분양가가 올라갈 것으로 보여 분양가가 올라가기 전에 내집 마련을 서두를 것이기 때문이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유지되는 단지들의 분양성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고 분양가가 2~3년 전 수준인 미분양도 다소 해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분양가가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 수도권 집값이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이 분양가를 많이 올릴 경우 미분양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함종선 기자 < jsha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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