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부활,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전세난 더 가중 우려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규제가 예정대로 3월 말 종료된다.
DTI 규제 부활은 그동안 DTI 규제 완화 여부의 잣대가 됐던 '가계부채부실'과 '주택거래활성화'의 두 가지 논리 중 정부가 가계부채부실 위험에 방점을 찍었다는 의미다.
정부는 대안으로 제시한 거래세 인하효과가 시장이 우려하는 주택거래 위축효과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장전문가들은 제한적 효과에 머물 것으로 평가했다. 기존 주택 구매를 꺼리는 심리도 더욱 확산해 전세 눌러앉기가 보편화하며 수도권 전세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발표대책에 대해 "주택거래 활성화 기조는 유지하면서 가계대출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DTI 규제를 불가피하게 환원했다"고 설명했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DTI 규제는 부활시켰지만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 등의 대출 한도를 현행보다 15% 높여주면 경기지역은 거래가의 최고 75%까지 대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거치식, 일시상환식 대출을 이용하는 투기 수요는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환상환 대출을 이용하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최대한 대출 규모를 확대시켜준다는 의미다. 실수요자 위주로 대출과 주택거래시장을 재편해 가계부채 해소와 매매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 평가는 다르다. DTI 부활로 대출금액이 줄어들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부가 주택시장을 살릴 의지가 없다'는 해석이 우세해져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거래량이 지난해 12월과 1월 반짝 증가를 보였지만 아직까지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시장이 규제완화 폐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규제를 부활시켜 매매시장뿐만 아니라 전세시장까지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세난 심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고 매매가도 하락하고 있는 데다, 금리 인상까지 겹쳐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진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거래감소와 매매시장 약세는 전세난을 가중시킬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박태원 광운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추가로 매매시장에 뛰어들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전세눌러앉기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거래세 인하 효과가 즉시 시장에서 효과를 나타낼 것이기 때문에 거래 위축이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올해 1, 2월 주택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거래세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취득세를 인하한 효과가 9억원 이하 주택의 거래 활성화에는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찬영 세무사는 "취득세를 절반으로 낮추면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경우 세금이 1000만~2000만원 줄겠지만 지금 세금이 비싸다고 집을 안 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상한제와 연동된 전매제한 폐지를 의미한다. 수도권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토지가격산정이 현실화해 민간 주택업자들의 공급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월 임시국회에서도 야당 반발이 컸던 만큼 실제 폐지까지는 많은 걸림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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