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땐 연내.. 팔땐 내년 상반기 유리

#사례 1. 서울 행당동에 사는 자영업자 김모씨는 99㎡ 아파트를 2억4000만원에 전세로 살고 있다. 그런데 임대차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최근 보증금 4000만원을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잦은 이사에 지친 김씨는 은행에서 대출받아 5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키로 결심했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한다는 소식을 접한 김씨는 주택구입 타이밍을 놓고 고민 중이다.

#사례 2. 인천 청라지구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내년 3월 입주를 앞둔 직장인 이모씨는 현재 인근에 살고 있는 2억원대의 기존 주택을 팔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르고자 한다. 이씨는 이번 8·29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의 효과를 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색 중이다.

■"주택매수 타이밍은 연내"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8·29 주택거래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DTI 한시적 폐지의 혜택을 받고자 하는 매도자와 매수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매수자들은 내년보다는 올 가을에 집을 사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이에 비해 매도자들은 올해보다 내년 이후에 집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사례 1'에서 김씨는 내년보다 올해 내에 집을 구입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줄어 들고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실효성이 나타나는 등 가격 상승 여지가 크기 때문에 기회 비용이 커질 수 있다. 김씨가 5억원짜리 아파트를 서울(비강남 지역)에서 살 경우 집값의 50%인 2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매도는 내년 상반기에 고려"

이에 비해 매도 희망자들의 경우 올해보다는 내년 상반기 정도가 원칙적으로 유리하다. 내년에 시세 상승 여력이 커지는 것이 요인이다.

'사례 2'의 이씨는 올해보다는 내년에 살고 있는 집을 파는 게 원칙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이씨처럼 이사 일정이나 입주시기에 쫓기는 경우 올해 안으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손익을 따져 매매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봐야 한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이씨와 같은 분양권자는 원래 DTI 규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DTI 한시적 폐지의 추가 수혜는 없다"면서 "설사 이씨가 분양권자가 아닌 경우라도 DTI 규제완화 혜택을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한시적 혜택의 종료시점인 3월 이전에 은행과 협의해 잔금 대출을 받고 입주까지 마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 감안해야"

DTI가 한시적으로 폐지됐다고 무한정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DTI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보완을 위해 생긴 법이다. 따라서 LTV에 따라 구입하려는 주택가격의 40∼60%(지역별 차이)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LTV를 적용받을 경우 은행에서 고용한 법무사, 건설사, 입주자들이 함께 협의해 담보대출과 등기, 입주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마무리하게 된다.

DTI가 한시적으로 폐지됐다고 소득 수준을 무시한 채 대출을 무턱대고 많이 받아선 곤란하다. 자칫 이자 부담이 늘어 가계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주택자, 차익 적은 것 처분

8·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양도세 중과 완화기간이 2년 더 연장된 만큼 다주택자들은 서두를 필요는 없다. 2012년 말까지만 집을 매도하면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고 일반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1가구 2주택자로 우선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내에 하나의 주택을 팔 계획이라면 시세 차익이 적은 집부터 파는 것이 유리하다. 시세 차익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세 차익이 적을수록 세금부담도 작다. 1주택자가 되면 3년 보유(서울 2년 거주 3년 보유) 후 팔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시세 차익이 아무리 커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1가구 2주택자의 경우 집 소유 및 유지에 금전적 부담이 크지 않다면 1∼2년 더 보유해도 나쁘지 않다"면서 "양도세 중과세 혜택이 2년 더 연장된 것을 적극 활용해 시장 회복기에 처분하는 것이 이득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혼부부, 생애 첫 자금 활용

신혼부부는 8·29 대책에서 부활한 생애 최초주택 구입자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을 대출받아 중소형 급매물을 노려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부부합산 연소득 4000만원 이하로 최대 2억원까지 연리 5.2%로 최장 20년간 대출받을 수 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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