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민.. '하우스 푸어' 대책 어찌 내놓을까

박영암 기자 2010. 8. 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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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영암기자] 집을 가져 오히려 가난하다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들을 위한 대책을 놓고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고점에서 거액의 은행 대출로 집을 마련한 전국 180만여 가구들이 집값하락과 거래량 부진, 은행이자 부담 등으로 원금조차 다 날릴 위기에 처하자 이들에 대한 구제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부동산은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80%를 넘어 50% 미만인 미국 영국 일본 등보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하우스 푸어 문제는 담보가치 하락을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4월 하순 미분양 주택의 환매조건부 매입확대와 지방미분양 아파트의 양도세 감면 등의 대책을 내놨다. 6월에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대책회의를 가졌다. 비록 부처간 이견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등 구체적인 합의안 마련에는 실패했지만 이르면 이달 말 추가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 집값 상승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과연?

=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막으려면 집값이 오를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그러나 최근처럼 시중자금이 많이 풀려있는데도 집값이 지속 하락하는 마당에 상승 시그널을 줄 마땅한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추가 대책이 집값 안정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주가나 집값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린 전례가 없다며 하우스 푸어의 사정이 아무리 딱해도 '집값 부양'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자칫 인위적인 가격부양이 하우스 푸어와 건설업체의 부실을 금융시스템 전체로 전이시킬 수 있다"며 "오히려 하우스 푸어가 집값의 추가 하락에 대비할 수 있게 인위적인 가격부양책은 없다고 확실한 언질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이환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또 다른 빚을 내서 부채생활을 연명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정책당국의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집값 하락을 방치할 경우 주택건설 산업이 구조조정을 할 수 밖 에 없을 것이고,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어 정부가 손을 놓고 있기도 어렵다.

◇ 거래활성화 통한 '출구' 제공

=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추가 대책에서 이전보다 강화된 거래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해양부는 그동안 주택거래 활성화방안으로 △전용 85㎡ 초과주택의 국민주택기금 지원 또는 금리 인하 △관리처분 신탁과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현물 출자 △양도세 중과 감면 기간 연장 △보금자리주택 공급일정 조절 등 다양한 대책을 고민해 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지난 16일 전국 600개 건설사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주택담보대출 완화(45.3%)를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다음으로 △양도세·종부세 등 부동산세제 감면확대(29.7%) △무주택자 구입자금 지원 및 소득공제 확충(15.0%) △보금자리주택 공급시기 유예(10.0%) 등을 거래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공매제도 활성화도 전문가들은 거론하고 있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실수요자와 공급자의 거래정보를 제공, 매매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하우스 푸어에게 책임을 전가하기에는 거시경제전체에 미치는 충격이 너무 크다"며 " 정부대책으로도 집값 상승은 힘들겠지만 거래활성화를 통한 한계 하우스 푸어의 정리는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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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영암기자 pya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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