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사업 중단지역 가보니] "이미 1억 떨어져..재개발 중단되면 추가손실 불가피"
주민들 "재개발 무산되나" 불안성남시, LH에 법적대응 검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중단을 통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26일.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중1구역 주민대표회의 사무실에는 주민과 집주인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LH가 사업을 포기하면 결국 10년간 추진해 왔던 재개발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부분이었다.육종근 중1구역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재개발이 중단되면 중1구역을 비롯한 2단계 재개발구역은 물론 성남 구시가지 집값이 폭락하고 '낙후의 상징지역'이 될 수도 있다"며 반발했다.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한창 집값이 뛰던 2007~2008년 상반기까지 집을 사서 들어온 사람들이 보게 됐다. 중동의 S공인 관계자는 "2007년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떨어지면서 이미 1억원 가까이 손해를 보고 있다"며 "사업 중단으로 추가손실이 생겨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자가 매물을 쏟아낸다면 가격이 어디까지 빠질지 알 수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4억원을 호가하던 중동,신흥동 일대 65㎡ 규모 단독주택은 현재 3억원 미만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세입자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수정구 신흥2구역의 신종선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순환재개발로 진행돼 세입자들도 걱정없이 이사갈 예정이었는데 LH의 갑작스런 사업중단으로 발이 묶일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이처럼 재개발사업에 대한 무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성남시가 판교사업비에 대한 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이후 공동사업시행자인 LH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LH는 "지난 23일 재개발지역 주민과 성남시에 구두로 사업중단 방침을 통보했으며 이번 주 중에 공식 문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성남시는 사업 중단을 정식으로 통보받지 못했다며 직접 대응은 자제했지만 이미 관련 부서에서 LH의 일방적 계약파기에 문제가 없는지 법률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LH는 "설계비 등으로 들어간 300억원가량의 사업비도 손실 처리할 방침"이라며 "당장 사업지속 능력이 없는 만큼 성남시가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부동산 업계는 LH에 법적 책임을 묻더라도 확정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성남시 재개발사업은 상당 기간 순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성남=이승우/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취재여록] 정치문제로 변질된 'LH 이전' ▶ 성남시 "LH 사업중단, 모라토리엄과 관련없다" ▶ LH '포기선언'…성남시 재개발사업 파행 불가피 ▶ LH '성남 재개발 포기' 곧 공식 통보 ▶ LH "사업성 없다"…재개발 주민 "LHㆍ성남시 싸움에 새우등 터져"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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