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집마련엔 풀어주자" DTI 규제 '완화론' 솔솔
금융당국 "검토 안해"
정치권과 건설업계 등 일각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완화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한 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줄어들고 일부 고가 아파트의 거품이 빠지는 효과를 거두자 '규제가 지나치게 강해 주택거래가 실종됐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 23일 발표된 미분양 대책에도 극히 제한된 조건이긴 하지만 일부 DTI 완화 내용이 포함됐다.
2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10조2,000억원, 지난해 3분기 13조3,000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이는 은행권 DTI 규제가 지난해 9~10월 잇따라 강화된 후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 감소로 마땅한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 미분양 및 거래 실종으로 위기에 놓인 건설업계는 현재 정부에 대출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의 요구가 거세자,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도 DTI 규제 개선책을 미리 준비해놓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정부 내에선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DTI 규제를 완화해주자는 아이디어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 무주택자가 투기지역 외에 85㎡ 이하의 소형주택을 구입할 때 규제를 풀어주자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DTI 규제를 완화해 주되, 적용 금리를 높이고 추가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DTI 등 대출규제는 원칙적으로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규제 완화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LTV, DTI 규제 완화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DTI 등의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시점에서 DTI 규제를 완화해야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고, 장 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도 "가계 부채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DTI규제를 완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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