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대책] 건설사 "미분양주택 매입 현실성 떨어져"

고형광 2010. 4. 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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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건설업계는 유동성 지원 방안을 골자로 하는 이번 대책에 대해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과 미분양 펀드 조성 등의 정부 핵심 대책에 대해 '업체의 출혈이 너무 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원성도 적지 않다. 정부가 세부적인 지원 기준을 짜는 과정에서 조건을 보다 완화하지 않으면 실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A건설사의 한 임원은 "이번 매입 자금이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우량 회사들의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에는 일단 환영하는 입장"이라면서도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의 경우 공정률 50% 이상 단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다 미분양 펀드도 보증 조건이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돼 실제 이 같은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장 수십억원이 모자라 흑자도산 위기를 맞은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내용이다"면서도 "그러나 피부로 와 닿을 수 있게 대책이 조속히 집행되고 지원조건이 보다 완화되지 않으면 건설사들의 연이은 부도 사태는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이날 대한주택보증을 통해 3조원 가량의 자금을 들여 준공전 미분양 주택 2만가구를 매입하고 리츠와 펀드 등을 활성화해 준공후 미분양 주택도 1만가구를 사들인다고 밝혔지만 건설업체들은 기존 분양자와 형평성 문제로 인한 대규모 민원 발생 우려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는 공정이 50% 이상 진행된 단지를 주택보증에 절반 가격 정도에 매각했다가 준공이 되면 1년 안에 연 6~7% 이자와 함께 사들여야 한다"면서 "만약 매입하지 못하면 결국 임대주택으로 전락하거나 다른 회사에 매각돼 대규모 민원이 발생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부산 등지에서 주공이 비축용 임대주택을 매입하면서 기존 분양계약자와 소송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브랜드이미지를 구겨가면서 땡처리 수준의 가격에 매각을 하겠느냐"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미분양매입은 대한주택보증이 역경매 방식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헐값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건설사들은 항변한다. C건설사 관계자는 "가격을 낮추는 회사의 물량부터 사준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말 미분양을 팔고 싶다면 50%에 내놓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50%로 팔면 무슨 혜택이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또한 리츠나 펀드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 미분양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D건설사의 재무팀 관계자는 "리츠, 펀드 등은 투자자들의 적정 이익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건설사로서는 일시적 유동성 지원되더라도 수익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중은행의 부동산팀장도 "미분양 아파트 가격이 계속 떨어지니까 펀드 자체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펀드를 조성해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다 하더라도 목표 수익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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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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