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진짜 대세하락인가
[머니투데이 송복규 전예진 송충현기자]["美·日 붕괴직전과 비슷" vs "금융탄탄 천천히 하락"]
'더블딥 리세션', '집값 버블 붕괴' 등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올 하반기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IBK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산은경제연구소 등이 집값 버블 붕괴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줄줄이 내놓으면서 시장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서둘러 집을 처분하지 않으면 제값받고 팔기 어렵다는 얘기까지 돌 정도다.
부동산 규제 강화, 글로벌 금융위기, 건설사 구조조정 등 대형 악재가 터졌을때도 좀처럼 조명을 받지 못했던 부동산 대세 하락론, 장기 침체론 등에 힘이 실리면서 당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더블딥 이어 버블론 확산…우울한 시장=
부동산시장이 더블딥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나왔다. 당초 거론됐던 부동산 더블딥 예상 시기는 지난해 말이다. 이는 각종 경기 부양책이 마무리되면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2%) 기조가 3월까지 이어지면서 더블딥 시기도 자연스럽게 늦춰졌다.
하지만 지난해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이 미국이나 일본의 시장 붕괴 직전과 비슷하다는 내용의 집값 버블 경고가 이어지면서 거래 공백, 가격 하락 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투자 동호회의 한 투자자는 "각종 경제지표나 부동산시장 전망들을 종합해보면 빨리 부동산 처분하라는 마지막 경고같다"며 "이 침체가 언제 끝날지, 얼마나 깊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수도권 집값 'W'자형 하강 국면=
버블세븐 등 수도권 집값은 어떤 상황일까.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버블세븐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6개 지역의 집값(3.3㎡당 매매가)이 '하락→회복→하락'하는 W자형 추이를 보였다.
서울 강남구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006년말 3538만원→2008년 10월 3315만원→2009년 10월 3403만원→2010년 3월 3402만원 등의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2582만원에서 2368만원으로 하락, 2511만원으로 회복을 거쳐 현재 2495만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개별 단지 매매값도 W자형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11월 최고 8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안양 평촌 꿈마을 현대 102㎡(전용)는 금융위기 당시 6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8월에 7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 6억4000만원선으로 다시 하락했다.
◇주택시장 어떻게 될까=
국내 집값이 적정수준보다 비싸다는 버블론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선대인 부소장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경제연구소들이 지금이라도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을 제기해 다행"이라며 "부동산 폭탄은 결국 터질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 경고가 널리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건국대 부동산학과 고성수 교수는 "미국과 일본은 부동산시장 붕괴 직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비율이 80∼100%를 웃돌았지만 우리나라는 50% 미만"이라며 "주택금융 구조가 비교적 탄탄해 집값이 떨어저도 버블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집값 대세 상승기가 끝났다는 데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수석부사장은 "지난 2006년처럼 수도권 전역의 집갑이 급등하는 상황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 집값은 한꺼번에 많이 뛰고 천천히 조금씩 떨어진다"며 "버블론에 비유하자만 풍선거품이 아닌 맥주거품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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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규 전예진 송충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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