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삐걱'..강남3구 상승세 급제동?
올들어 강남권 주택 시장은 제2잠실 롯데월드 건축 확정, 한강변 초고층 개발 허용 등 굵직한 호재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양도세 중과폐지, 투기지역 해제 등 규제완화가 뒤에서 받쳐주면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중 한 축인 규제완화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집값 상승세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강남3구의 발목을 잡는 것은 양도세 중과 폐지 문제. 현재 정부와 여당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에 양도세 기본세율(6~35%)에 더해 최대 15%까지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이 당정에서 확정되고 국회를 통과하면 강남3구 다주택 소유자들은 경우에 따라 양도세를 최고 50%(내년부터는 48%)까지 내야 한다. 탄력세율은 투기지역에 한해 적용하기 때문에 결국 투기지역 해제도 물건너가게 된다. 이는 곧 거래를 동반해 호가가 오르는 현 상황에 찬 물을 끼얹는 악재다.
현재 강남권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크게 높이는 등 거래에 탄력이 붙고 있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는 최근 11억5000만원까지 호가하면서 최고 시세 수준인 12억원대까지 거의 올라섰고 잠실 주공5단지 112㎡는 제2롯데월드 건축이란 대형 호재를 등에 업고 지난해 말보다 3억원 이상 오른 11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이 확정되면 이같은 강남권의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대한 기대심리가 남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강남 주택시장에서는 2006년 말 최고점의 90%이상까지 회복했다는 측면에서 가격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며 "이런 숨 고르기 하는 사이 추격매수가 일반 아파트로 가는 분위기인데 규제완화가 불발로 돌아가면 이런 움직임도 주춤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잠실주공5단지 잠실부동산 최정희 대표는 "소급 적용하겠다던 양도세 중과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모자라 투기지역 해제마저 불발로 돌아가면 다 된 계약에 재 뿌리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m.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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