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훈풍, 분당 판교 등 경부축으로 확산되나

2009. 4. 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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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신도시의 새 아파트로 집을 넓혀 가려고 지난달 말 중개업소를 방문한 장모(45ㆍ회사원)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109㎡(33평)형의 분양권이 웃돈만 1억2,000만원이 붙었다고 해 놀라 되돌아왔다 일주일 뒤 다시 갔더니 1억5,000만원으로 더 올랐다는 것이다. 장씨는 판교를 포기하고 분당으로 눈을 돌렸으나 이곳도 4,000~5,000만원씩 올라 아예 매수를 포기했다.

올해 초 서울 강남권 재건축과 목동, 과천에 불었던 집값 상승의 훈풍이 성남시 분당과 판교신도시 등 경부축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최근에는 용인 일부 지역에서도 상승 지역이 나타나고 있어 '버플세븐(7)의 집값이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6일 스피드뱅크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도권 1기 신도시의 집값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분당신도시만 유일하게 0.24% 상승했다. 올들어 4개월 간 일산은 -1.19%, 산본 -1.18%, 평촌 -0.80%, 중동 -0.77% 등 1기 신도시의 집값이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는 뚜렷이 비교된다.

실제로 올초 1억8,500만~2억2,000만원 선이던 분당동 장안 건영 66.1㎡(20평)형은 현재 2억3,000만~2억8,000만원으로 약 5,000만원 올랐다. 서현동 시범 현대 128.9㎡(39평)형도 연초 평균 6억7,000만원 선이던 매매가가 지금은 7,000만원 상승한 7억4,000만원대를 호가한다.

인근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분양권도 들썩이고 있다. 단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용면적 85㎡(25.7평)형대는 약 1억3,000만~1억5,000만원, 그 이상의 중대형 평형은 1억5,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웃돈이 붙어 있다. 내달부터 전용면적 85㎡형 이상인 중대형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는 데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당의 경우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신도시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던 것에 대한 반등적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인근 강남 재건축과 과천이 상승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판교신도시의 경우는 올해 1월 21일 중대형 마지막 분양분인 '판교 푸르지오그랑블'의 청약경쟁률이 평균 27.8대 1로 마감되면서 분위기가 '사자'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판교와 분당신도시 집값이 풀리면서 인근 용인도 국지적이긴 하지만 그간 폭락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 상승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스피드뱅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강남을 비롯해 버블세븐 지역이 그간의 폭락세를 멈추고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된다"며 "추격 매수가 따르지 않는 한 추세적 상승은 힘들겠지만 급매물이 모두 빠진 상태라 당분간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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