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버블세븐지역 집값 상승 언제까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종합상가 내 우정공인 김상열 사장은 하루종일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매수를 원하는 사람들이 매물 동향을 물어보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호가는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지난 7일 개포주공 1단지 42㎡가 7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며칠 새 호가는 더 뛰어 7억4500만원이 제일 싼 매물이다. 이 매물은 지난해 11월 5억2000만원에 급매물로 거래됐던 것이다. 단 5개월 만에 2억원이나 올랐지만 그는 더 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봄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시작으로 서초, 송파는 물론 경기 분당과 과천 등이 들썩이고 있고 최근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와 성동구 성수동 등 강북지역 집값도 심상찮다. 이들 지역은 일주일 사이에 수천만원씩 호가가 오른 경우가 많아 매수 대기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나 컨설팅업체에는 집을 당장 사야 하는지, 이제 반등을 시작하는 것인지를 묻는 상담자가 부쩍 늘었다. 최근 갑자기 집값이 오르면서 내집마련을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던 사람들이 불안에 떨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추세로 부동산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조만간 회복기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최근 집값 "일시적·국지적 현상"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 분위기에 대해 '너무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는 반응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경기 회복이 선행되지 않는 가운데 최근 상승하는 것은 각각 개별적인 호재에 따른 국지적 현상일 뿐 추격 매수세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관측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부동산경기 수정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는 금융위기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 향후 실질소득 감소와 주식시장 침체로 금융자산 손실액이 커진 만큼 부동산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가계가 늘면서 매수보다 매도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건산연은 "현재의 반등세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부담 완화와 양도세 중과세 폐지, 일부 저가매물의 거래증가, 잡셰어링 등 더딘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추가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고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수요 회복세는 다시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집값 상승세 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곤 대부분 '호가' 중심의 오름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는 가운데 각종 호재로 집주인들의 기대치만 잔뜩 부풀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집값 상승 움직임이 뚜렷한 곳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마포구 상암동,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 등은 호가는 크게 뛰었지만 거래는 그다지 활발한 편은 아니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역마다 최근 랜드마크 빌딩 프로젝트, 뉴타운 개발 등의 호재가 발표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로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PB사업부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일부 거래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실물경기 위축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추가로 매수세가 따라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서울지역 재건축은 상승의 이유가 뚜렷하다. 지난 1일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라 용적률이 완화되고 임대주택 의미비율이 사라지는 등으로 서울시내 저층(5층 이하) 재건축 아파트의 사업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 중과가 폐지된 상황에서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 투자자들이 이들 재건축 매물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연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변 지역 집값을 자극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미래에셋생명 이명수 부동산팀장은 "현재 부동산 상승은 주로 호가만 움직이는 것"이라면서 "사업성이 개선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과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일부가 들썩이는 것을 가지고 전체 시장이 좋아질 것처럼 착각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남 박스권, 강북 추가 하락 전망전문가들은 향후 일시적인 개발 호재나 규제완화 움직임 등으로 집값이 들썩이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대내외 경기 변수나 추가적인 개발 호재로 집값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향후 미국 및 국내 경기 지표에 따라 부동산 매매 심리는 크게 변화할 것"이라면서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부동산 시장도 안갯속에 빠져 관망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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