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미끼 '기획부동산' 판친다(종합)

김정수 2008. 1. 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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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서울 서초에 살고 있는 김선호(48ㆍ가명)씨는 지난달 강남 소재 G부동산컨설팅 회사로부터 여주군 점동면 일대 1000㎡의 임야를 8000만원에 나왔다며 대운하 수혜지역이어서 투자가치가 높으니 상담을 받으라는 내용이었다.최근 현장을 방문한 김씨는 컨설팅 회사가 기획부동산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김씨가 계약금을 지불한 토지는 기획부동산이 1만㎡의 토지를 쪼갠 것으로 토지경계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주변에 도로, 수도시설이 없어 집이나 다른 건물도 지을 수 없는 일명 '맹지'였다.#사례2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윤영철(40·경기 수원·가명)씨는 N영농법인으로부터 충북 충주시 장천리 일대에 토지를 싸게 내놓았다며 기회되면 상담 한번 받으라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윤씨는 영농법인이라는 말에 믿음직스러워 상담을 받기로 결정했다.이 일대 임야시세가 3.3㎡당 8만원인데 법인이 내놓은 보유지분은 5만원수준이었다. 대운하 물류기지 조성 예정지여서 투자가치가 높다는 말도 곁들였다. 윤씨는 '3만원 차익'만 생각하고 3300㎡을 5000만원에 매입했다.윤씨도 최근 자신이 매입한 토지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를 방문했다. 현지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땅이라는 것이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의 설명이었다. 윤씨는 순간 '당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이처럼 대운하 건설을 빌미로 수혜지역을 무대로 기획부동산들이 활개치고 있다.이로인해 지역 주민과 외지 투자자들의 매물 '사재기'와 영농조합법인 위장한 '지분 쪼개 팔기'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대운하로 기획부동산 활개경기 여주군, 양평군, 광주시, 충북 충주시 일대가 대운하 수혜지역으로 꼽히면서 기획부동산의 활동무대다. 여주군의 경우 지난해 12월 여주군 전지역 토지거래신고 건수는 1335건으로 11월 1082건에 비해 늘어나기도 했다.최근에는 기획부동산들이 이름을 지역의 '영농조합법인'으로 위장, 주민들에게 접근하면서 여주지역은 '맹지' 조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지난해 초 양평군 임야 2만㎡를 쪼개팔던 P모 업체도 최근 상호를 J모기업으로 바꿔 다시 재분양에 나서고 있다. 또 여주군 산북면 임야 17만㎡를 쪼개 팔던 O모 업체도 최근 상호를 K모기업으로 바꾸고 인터넷을 통해 분양광고를 하고 있다.용인시 SD공인 관계자는 "앞선 사례들은 계약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며 "전체 1만㎡의 토지 중 1000㎡만 계약한 경우 독자적인 개발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중에 팔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특히 최근에는 기획부동산과 공인중개사가 연계해 토지쪼개기를 진행하거나 명의를 '영농조합법인'으로 바꿔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꾸며 거래를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T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최근 기획부동산에서 맹지를 500㎡~1000㎡씩 쪼개 팔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의 정확한 상담 후 현장실사를 거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운하 지역 매물 품귀현상특히 대운하 건설이 본격화되면 여주군 일대는 물류허브로 조성될 전망으로 점동면 일대 땅값은 불과 대선 전후로 50% 이상 치솟았다.여주 L공인 관계자는 "여주군 점동면 일대 도로인접지역은 3.3㎡당 100만원도 채 안됐는데 최근들어 4배가량 올랐다"며 "게다가 교리, 현암리, 능서리는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말했다.남양주지역도 대운하 건설 후광지역으로 땅값이 크게 올라 인근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시민 한성철(50ㆍ호평동)씨는 "기획부동산이 활개치면서 10만원짜리 맹지가 40만원까지 치솟고 있다"며 "200명~300명에 이르는 기획부동산을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호소했다.◇"대운하 지역 땅 사세요" 전화 주의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가시화 되면서 수혜지역으로 손꼽히는 경기도 여주군, 충북 충주시 인근의 토지 매입을 권유하는 기획부동산들의 전화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이에 따라 부동산전문가들은 일단 전화를 통해 부동산 매입을 권유하는 행태는 기획부동산일 가능성이 높아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부동산 전문가는 "대운하 관련 섣부른 기대감을 갖고 투자에 나서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대운하 주변 땅이라면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경기 여주군, 양평군, 광주시 등은 23일 부동산 투기 조짐이 보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개업소 및 현장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김정수 기자 kjs@<ⓒ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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