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현실판 송태섭’ 가와무라와 NBA서 만날까...나란히 서머리그 소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한·일 에이스들의 맞대결을 보게 될까.
한국 농구의 간판 이현중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피닉스 선수와의 순위 결정전을 끝으로 서머리그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현중은 이 기간 샌안토니오 스퍼스 소속으로 뛰었다. NBA 서머리그는 각 구단이 신인과 유망주, 해외 리그 출신 선수들의 기량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쇼케이스’다. 생존자는 구단과 계약을 맺고 정규리그 로스터에 합류할 수 있다. 지난 시즌 NBA 신인왕 쿠퍼 플래그를 비롯해 빅터 웸반냐마와 케빈 듀랜트 등 서머리그를 거쳐 신인왕에 오른 선수만 15명이다.
나가사키 벨카에서 3점슛 성공 개수(187개)와 성공률(47.9%) 모두 1위를 차지하는 등 외곽포로 2025~26시즌 일본 B.리그를 평정한 이현중은 자신감이 충만한 가운데 자신의 농구인생 세 번째 서머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기대와 달리, 대회 초반엔 고전했다. 외곽포가 터지지 않아서다. 그는 서머리그 첫 경기에서 12분 36초를 뛰며 무득점에 그쳤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10분 50초 동안 단 3점에 묶였다.
다행히 예선 최종전 유타 재즈와의 경기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22점 5리바운드를 쏟아내며 맹활약했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를 진행한 현지 중계방송 리포터는 “(NBA의 3점슛 달인) 스테픈 커리가 연상되는 플레이였다”고 평가했다. 이현중은 서머리그 평균 득점을 9.2점, 3점슛 성공률을 33%, 3.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희미해졌던 정규리그 진입 가능성을 다시 밝혔다. 이현중은 25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한국 농구대표팀에 합류한다.
현실적으로 정식 계약보단 투웨이 계약을 맺고 정규리그 진입을 노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웨이 계약은 일종의 ‘NBA 비정규직’으로 볼 수 있다. 선수가 NBA 팀과 G리그(하부리그) 팀에 동시에 소속되는 계약 형태다. 일본 특급 가드 가와무라 유키도 서머리그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평균 8.2점, 4.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가와무라는 세 번째 NBA 계약을 노린다.
다만 그 역시 투웨이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스피드와 창의적인 패스 그리고 NBA 경험은 돋보였다. 하지만 작은 체격 탓에 장신 선수를 상대로 수비력이 약한 건 여전히 큰 약점”이라며 “정규시즌 직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코하마 B커세어스 소속으로 뛴 2022~23시즌 일본프로농구 B리그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며 일찌감치 일본 리그를 평정한 가와무라는 거액의 연봉을 뿌리치고 NBA 무대에 노크했다. 2024~25시즌 멤피스와 투웨이 계약을 맺고 생애 처음으로 NBA에 입성했다. 하지만 경기당 평균 4.2분(22경기), 그것도 대부분 가비지 타임(승부가 기운 4쿼터 후반)에만 기용된 탓에 평균 1.6점에 그쳤다. 멤피스와 정식 계약도 실패했다. 일본 복귀를 고민하던 시점에 시카고가 손을 내밀었다. 이번에도 투웨이 계약이었다.
가와무라는 출전 시간이 적었던 NBA에선 성적이 저조했지만, 기회를 충분히 받은 G리그에선 펄펄 날았다. 이번엔 정식 계약을 꿈꾼다. 가와무라가 주목 받는 이유는 한계와 싸우고 있어서다. 그는 키가 1m72㎝에 불과하다. 2m대 거구가 즐비한 NBA에서 살아남기엔 턱없이 부족한 신체조건이다. 가와무라는 작은 키를 육상 단거리 선수처럼 빠른 발과 화려한 드리블 그리고 날카로운 패스로 극복했다. 힘과 높이로 싸우는 NBA에선 보기 드문 유형이다.
가와무라가 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건 2024년 파리올림픽 때다. 일본 국가대표 나선 그는 NBA 수퍼스타 빅토르 웸반야마(2m24㎝·샌안토니오)와 뤼디 고베르(2m18㎝·미네소타) 등 거구들이 버틴 개최국 프랑스를 상대로 29점·7리바운드·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2m대 장대숲’을 헤집고 노룩패스를 뿌리는 가와무라는 마치 만화 속 주인공 같았다. 농구 팬은 일본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등장인물인 북산고의 단신 가드 ‘송태섭의 현실판’이라며 열광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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