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보다 싸요" 집앞 슈퍼 뜬다…영업이익 1496% 급증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5)씨는 매주 한두 번은 집 앞에 있는 GS더프레시에 다녀온다. 애호박·고추·오이 같은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대형마트까지 가기는 부담스러워서다. 이씨는 “슈퍼 앱에서 받을 수 있는 쿠폰과 GS페이 연계 할인을 받으면 마트나 온라인에서 장 보는 것보다 저렴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서 ‘모호한 자리’에 있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다시 뜨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었지만, 신선식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사려는 수요가 많다는 점을 겨냥해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입지를 다지면서다. 소포장 상품·신도시 출점 확대 전략으로 1·2인 가구와 젊은 소비자의 유입도 늘었다. 편의점과 백화점 업계는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슈퍼사업 부문(GS더프레시)의 올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90억원, 219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비해 각각 10.8%, 23.7%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매출이 1조681억원으로 4.5% 늘었고, 롯데슈퍼는 영업이익이 1496% 급증한 27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그래픽 참조〉

시장에서는 코로나19가 SSM 업계에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됐다고 분석한다. 소비자들이 휴지·세제 같은 비식품은 주로 온라인몰에서 구매하고, 농·축·수산물 같은 신선식품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마트 대신 가까운 SSM을 이용하는 소비 행태를 보이면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품질과 가격은 물론 쇼핑에 드는 시간, 노력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최근 트렌드의 수혜를 본 것”이라며 “SSM을 찾는 고객들은 소고기·돼지고기 등 육류, 소포장 채소와 과일, 밀키트, 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제품 구성과 매대 진열도 바꿨다. 신선식품과 식재료를 강화하는 동시에 벌크형(대용량) 진열 대신 소포장 중심으로 변화했다. 신혼부부 등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신도시 출점도 강화했다. GS더프레시가 올해 신규 출점한 신도시 상권 11개 매장은 20·30대 고객이 50.1%를 차지했다. 전체 매장 20·30대 비중보다 약 20% 포인트 높다.

슈퍼와 마찬가지로 근거리 상권 강자인 편의점의 경우 올해 매출은 증가했으나 수익성은 떨어졌다. CU는 올 1~3분기 매출이 6조1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해 8.6% 증가했고, GS25도 6조1795억원으로 같은 기간 6.7% 늘었다. 세븐일레븐(4조543억원)과 이마트24(1조6734억원)도 각각 15%, 5.7%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CU(2021억원)만 1% 소폭 증가했을 뿐 GS25(1659억원)는 5.7%, 세븐일레븐(51억원)은 70.5% 감소했다. 이마트24는 36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익이 빠진 데다 물류 인프라 확대 등을 위한 투자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매장의 브랜드 전환 비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백화점 업계는 올해 소비 침체와 이상기후 영향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롯데백화점은 올 1~3분기 매출이 2조3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소폭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80억원으로 16.7% 줄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도 매출은 1조8536억원으로 1.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6.1% 감소한 2952억원에 그쳤고, 현대백화점 역시 영업이익이 2363억원으로 16.9% 줄었다.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보복 소비’ 효과가 줄고, 가을철 이상 고온으로 패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20%를 웃돌던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올 1~3분기 롯데 5%, 신세계 1.5%, 현대 5.1%에 그쳤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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