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기소-라인’ 친한 VS 용산 파열음… 독대로 풀릴까

이경원,이종선 2024. 10.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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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1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김건희 여사 라인' 정리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에는 '대통령 라인'만 있다"고 정면 반박하면서 여권은 또다시 내부 충돌 양상에 접어들었다.

여당 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은 이른바 '한남동 라인'이라 불리는 김 여사의 측근 그룹이 대통령실 내에 예전부터 있어 왔다고 의심한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여사 라인'이 실체 없는 풍문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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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박 총리 인선 보도’로 표면화
친한 “직책 영역 넘어서는 일 해”
독대서 ‘김 여사 해법’ 찾을지 불투명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동안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재원(왼쪽) 최고위원이 대화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대통령실이 1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김건희 여사 라인’ 정리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에는 ‘대통령 라인’만 있다”고 정면 반박하면서 여권은 또다시 내부 충돌 양상에 접어들었다. “공적 지위가 없다” “유언비어에 휘둘린다” 등 당정 사이에 오가는 말도 더욱 격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는 다음 주 초 만날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김 여사를 두고 점점 커지는 시각차를 확인 중이다.

그 실체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여사 라인’ 의혹 자체는 단숨에 해소되기 어려울 만큼 정치권에 퍼져 있다. 여당 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은 이른바 ‘한남동 라인’이라 불리는 김 여사의 측근 그룹이 대통령실 내에 예전부터 있어 왔다고 의심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처럼 직함 없이 국정에 관여했던 것과 달리, 이들은 저마다 직책은 있지만 영역을 넘어서는 일을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는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인사들의 이름과 직책이 떠도는 실정이다. 일부는 지난 대선 이전부터 김 여사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지목되고 있고, 일부는 대선 때 ‘네거티브’ 대응 업무 등으로 김 여사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한계는 이런 인사들이 최소 7명에서 10명 안팎에 이른다고 말한다.

‘여사 라인’이 표면화됐다고 지목된 사례는 지난 4월 17일 새벽 있었던 일부 언론의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인선 보도 사건이다. 대통령실은 보도 직후에는 사실 부합 여부를 얼른 밝히지 못했고, 몇 시간 뒤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대변인실 명의 입장을 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일부 관계자가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은 맞다”고 다른 말을 했다. 용산 내부의 메시지 혼선은 비선 논란으로 이어졌고, ‘박 총리-양 실장’을 언론에 띄운 진원지가 과연 어디냐는 의문을 낳았다.

최근 공개된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녹취에는 “용산에 ‘십상시’ 같은 몇 사람이 있다” “걔네들이 여사하고 딱 ‘네트워킹’이 돼 가지고” 등의 발언이 담겨 파문이 일었다. 다만 김 전 행정관은 스스로 허황된 실언이었다고 밝혔으며 실제 김 여사와 대면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여사 라인’이 실체 없는 풍문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관계자는 “지목된 이들 중엔 대통령 본인의 신임이 두터운 이들도 있다”며 “허무한 얘기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마주한다 해도 여론을 돌릴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공개 행보 자제를 촉구하지만 대통령실은 “영부인에겐 대통령이 챙기지 못하는 곳의 목소리를 듣는 역할이 있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처분에 대한 의견도 갈린다. 한 대표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강조하지만, 대통령실은 “지난 정부에서 2년간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한 사건”이라고 말해 왔다.

이경원 이종선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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