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동작까지 꺾였다…한강벨트 운명은?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이 이른바 강북 ‘한강벨트(한강을 낀 지역)’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집값 상승세를 이끌던 서울 성동구와 동작구가 하락 전환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4주째, 강동구는 2주째 각각 하락을 이어갔다. 서울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아파트값 상승률은 56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3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5% 상승했다. 지난해 2월 1주 상승 전환한 후 58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중요한 것은 추세다. 상승폭은 3월 2주보다 0.03%포인트 축소됐다. 2025년 2월 2주(0.02%) 이후 56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내 하락한 자치구는 전주(5개구)보다 2개 늘어난 7개구다. 기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강동구, 용산구에 이어 한강벨트 지역을 대표했던 성동구(0.06% → -0.01%)와 동작구(0% → -0.01%)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성동구 아파트값이 주간 단위로 하락한 것은 2024년 3월 2주(-0.02%) 이후 무려 103주 만에 처음이다. 동작구 아파트값 역시 2025년 2월 1주(-0.01%) 이후 57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성동구와 함께 대표적인 한강벨트 권역인 마포구 역시 하락 전환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2월 이후 상승률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매물 증가, 공시가격 급등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 가중, 간주임대료 적용 대상 확대 등 영향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성동구가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마포구나 다른 한강벨트 지역 역시 약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종부세 대상 아파트 크게 늘어날 듯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3번 출구로 나와 주위를 둘러보면 여러 빌딩과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다. 3번 출구를 등지고 바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니 제법 규모가 큰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2015년 준공한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아파트다. 아현4구역을 재개발해 탄생한 단지로 최고 21층, 18개동, 1164가구로 구성됐다. 2015년 준공해 이제 막 준공 10년이 지난 준신축 아파트다. 애오개역을 가로지르는 마포대로를 기준으로 맞은편에는 마포구에서 가장 유명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있다.
공덕자이는 2010년대 중반 마포구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할 무렵 입주했다. 완공 후 10년 가까이 등기가 이뤄지지 않다가 2024년 12월 등기가 되면서 다소 유명해진 단지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함께 주거지역으로서 마포구 위상을 드높인 1세대 아파트로 분류된다. 지하철역 접근성만큼은 공덕자이가 아현동에 위치한 다른 어떤 단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공덕자이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등 주변 랜드마크 단지 대비 덜 알려지긴 했지만 지역 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규모나 준공연도, 지하철 접근성, 생활편의시설, 학군 등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아현동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아니었지만, 주변 랜드마크 단지가 신고가를 찍을 때마다 슬금슬금 따라가며 가격 격차를 유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덕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20억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9월에는 같은 면적 7층 매물이 24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1층 매물이 22억3000만원에 거래된 후 전용 84㎡ 거래는 없지만, 전용 59㎡가 올해 2월 22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꾸준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 3월 이후 분위기는 다소 묘하다. 전용 84㎡ 호가는 최고가 수준인 24억~25억원대를 유지하지만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조금씩 낮추는 분위기다. 이유가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급격히 오른 공시가격 때문이다.
지난해(2025년 1월 1일 기준)만 해도 공덕자이 전용 84㎡ 공시가격은 약 10억원 전후, 전용 59㎡는 8억원 초중반대에 형성됐다. 하지만 2026년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약 50% 상승했다. 전용 59㎡는 8억원 초중반대에서 13억원대로 뛰었고, 전용 84㎡는 10억원 전후에서 15억원 전후로 올랐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보유세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 산정 등 67개 행정 목적에 쓰이는 기준이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보유세도 따라 오른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8.67% 올라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세가 급등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는 평균 24.7%, 한강벨트 8개 자치구(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구)는 평균 23.13% 상승했다.
공시가격 상승이 공덕자이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2가지다. 우선 상승률 자체가 상당하다. 강남 3구 평균 상승률이나 마포구 상승률(21.36%)보다 훨씬 높다.
2번째 이유도 중요하다. 전용 84㎡는 물론 전용 59㎡ 역시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단지’가 됐다는 점이다. 공시가격 12억원은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공동소유가 아닐 경우, 1가구 1주택자여도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된다.
인접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역시 지난해 전용 59㎡ 공시가격이 10억원 안팎이었지만 올해 13억~14억원으로 증가해 종부세 대상에 포함됐다. 전용 84㎡는 이미 지난해에도 12억원을 넘어섰다.
아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현동 일대 아파트 공시가격이 생각보다 너무 올라 보유세 부담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아직 매물이 늘거나 매도 관련 문의가 증가하진 않았지만 추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강벨트 집값 전망은?
당분간 약보합세 불가피
굳건했던 한강벨트 지역마저 약보합세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한다. 아울러 특정 시점까지 계약을 완료한 경우 잔금 지급이나 등기 유예 기간을 두는 등 보완책을 발표했다. 결정적으로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예상보다 더 오르며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아실에 따르면 3월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80건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언급한 1월 23일 이후 42.4% 늘었다. 같은 기간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성동구(93.8%), 강동구(76.5%), 동작구(69.6%), 송파구(69.2%), 마포구(60.4%), 광진구(59.2%), 서초구(52.2%) 순으로 매물이 많이 늘었다. 대부분 한강벨트로 불리는 지역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지금과 같은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간주임대료다. 앞서 공덕자이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 사례처럼 올해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부쩍 늘었다. 간주임대료 적용 대상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간주임대료란 임대보증금을 받은 것만으로도 임대수익(이자 명목)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제도다. 지난해까지 3주택 이상 주택 소유자에게 적용했지만, 올해부터 2주택 이상 임대한 사람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사업소득으로 과세한다. 만약 2주택자가 2채 모두 임대할 경우 2채가 각각 기준시가(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고, 보증금 합계액이 12억원을 초과하면 간주임대료 적용 대상이 된다. 게다가 내년에는 간주임대료 적용 대상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만큼 시장 분위기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공시가격이 급등해 보유세 부담이 늘면 재산세 산정 기준일인 6월 1일까지 매물이 늘어나다 이후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는 간주임대료 변수 때문에 이전과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상당수 아파트가 공시가격 12억원을 돌파한 한강벨트의 경우 집값이 약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3호(2026.04.01~04.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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