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만 본다고?”… 놓치면 아쉬울 북중미 월드컵 빅매치 TOP 5

박준규 2026. 6. 1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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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연합뉴스

사상 최초 12개 조 48개국 체제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강팀들이 고루 분산되면서 역대급 ‘죽음의 조’는 사라졌다. 하지만 스토리와 라이벌리로 무장한 역대급 매치들이 축구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경기 안 보면 월드컵 봤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할 만한 조별리그 최고의 빅매치 5경기를 소개한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4강전에서 잉글랜드 선수들이 크로아티아에 패배한 이후 망연자실하고 있다. AP


①L조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복수혈전’(한국시간 18일 오전 5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4강전. 크로아티아는 연장 혈투 끝에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그로부터 2년 뒤 열린 유로 2020에서는 잉글랜드가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를 1-0으로 격침하며 설욕했다. 크로아티아는 이 패배로 조 2위에 머무른 탓에 16강전에서 스페인을 만나 탈락했다. 잉글랜드는 월드컵의 복수를, 크로아티아는 유로의 수모를 갚아야 하는 외나무다리 승부인 셈이다.

가나, 파나마 등 상대적 약체가 포진한 L조 특성상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 경기 승자가 1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L조 2위로 밀려날 경우, 32강에서 포르투갈이나 콜롬비아 등 K조의 강호를 만날 확률이 높아 이번 경기 결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이 이끄는 잉글랜드 초호화 공격진을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체스터 시티)을 필두로 한 크로아티아 수비진이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세네갈 선수들이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맞아 전반 29분 부바 디우프가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AP


②I조 프랑스와 세네갈의 ‘24년 전의 악몽’(한국시간 17일 오전 4시)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전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티에리 앙리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앞세워 ‘아트 사커’의 위용을 떨치던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가 세네갈에 0-1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덴마크에도 발목이 잡히며 1무 2패로 ‘무득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프랑스는 24년 전의 악몽을 떨쳐낼 절호의 기회다. 디디에 데샹 감독 체제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준우승을 거치며 한층 더 막강해졌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마이크 올리세(바이에른 뮌헨)에 2025 발롱도르 수상자 우스만 뎀벨레(파리 제르맹)이 이끄는 공격진 삼각편대는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하지만 2002년 프랑스 격침의 주역이었던 파프 티아우 감독의 세네갈도 만만치는 않다. 공격수 사디오 마네(알 나스르)과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알 힐랄) 등 유럽 무대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이 즐비해 팽팽한 승부가 벌어질 수도 있다.

노르웨이 공격수 엘링 홀란. 연합뉴스


③I조 프랑스와 노르웨이의 ‘음-홀 대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괴물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드디어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홀란은 2022년 여름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한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시즌 동안 132경기 112골을 몰아넣었다. 득점왕도 3번이나 수상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50경기에 출전해 55골을 넣는 경이로운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홀란 외에도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나 공격수 안토니오 누사(RB 라이프치히) 등 탄탄한 자원이 가득하다. 이들을 앞세운 노르웨이는 이탈리아가 속한 유럽 지역 예선에서 8전 전승(37득점 5실점)을 거둬 2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복귀했다.

홀란에 필적하는 스트라이커인 음바페와의 맞대결은 이번 대회 최고의 관심사다. 음바페 또한 2024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 합류 이후 두 시즌 동안 리그에서만 56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국가 대표팀에서도 98경기에서 56골을 넣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뒤를 이어 왕좌를 노리는 두 천재 공격수의 정면충돌은 그 자체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끈 안첼로티(왼쪽 둘째) 당시 레알마드리드 감독이 2022년 시가를 물고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비니시우스 인스타그램


④C조 브라질과 모로코의 ‘미리보는 8강’(한국시간 14일 오전 7시)

‘14’. 브라질과 모로코 둘 중 한 국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아니다. 두 나라의 피파랭킹(브라질 6위와 모로코 8위)을 합산한 수치다. 고단계 토너먼트에서나 만날 법한 강호들이 조별리그에서부터 맞붙은 것이다.

브라질의 각오는 남다르다. 브라질은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자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에 빛나는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를 선임했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에서 잇따라 8강에서 탈락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는 모로코도 기세가 좋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4강 신화에 이어 지난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까지 차지하며 아프리카 최강자로 우뚝 섰다.

안첼로티 감독 특유의 실용 전술 위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브라질 특유의 화려한 ‘삼바 축구’가, 수비수 아슈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와 공격수 브라힘 디아스(레알 마드리드)가 포진한 모로코의 견고한 공수 밸런스를 뚫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일본 축구 팬들이 지난 8일(한국시간)


⑤F조 네덜란드와 일본의 ‘유럽 킬러의 이변?’(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독일을 2-1로, 3차전에서는 스페인을 2-1로 누르면서 ‘죽음의 조’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은 것이다.

‘유럽 킬러’ 사무라이의 면모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 9월에는 독일 원정을 떠나 4-1 대승을 거뒀다. 지난 3월과 5월에는 스코틀랜드-잉글랜드-아이슬란드를 모두 1-0으로 눌렀다. 잉글랜드가 남자 축구 국가 대표팀 경기에서 아시아 국가에 패배한 건 처음이었다. 일본은 네덜란드전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에 0-1로 패배했던 만큼 복수의 칼날도 갈고 있다.

네덜란드도 마냥 만만치는 않다. 프렌키 더 용(바르셀로나)과 타자니 라인더러스(맨체스터 시티)가 버티고 있는 미드필더진과 버질 반다이크(리버풀)이 이끄는 수비진은 여전히 단단하다. 하지만 지난 9일 약체인 우즈베키스탄에 2-1로 신승을 거두고, 4일에는 알제리에 0-1로 패배하는 등 팀 분위기는 좋지 않다. 조직력이 최고조에 달한 일본이 흔들리는 오렌지 군단을 상대로 또 한 번 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준규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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