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외친내소' 휘말린 조국…"부산 패배 특히 아쉽다" 말한 배경은 [정국 기상대]

김찬주 2024. 10. 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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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민주당에 다 해줬는데도 '참패'
'안방 사수' 이재명, 부산 결과엔 묵묵부답
박수영 "정치초보 조국이 李 꾐에 빠져"
혁신당, 내년 구로구청장 보선 참전 의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으로 단일화한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데 대해 "아쉽다"는 소회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혁신당이 우당(友黨)으로 일컫는 민주당의 '외친내소'(外親內疎) 전술에 휘말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국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우리가 부족했다. 염원을 담아내지 못했다"며 "부산 금정구에서 어렵게 일궈낸 야권 단일후보도 승리하지 못했다. 특별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2차 정권심판'을 공동 목표로 민주당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해 단일화를 결단했고 이재명 대표의 부탁을 받아 '나홀로' 현장 지원유세까지 나서는 등 그야말로 '다 해줬지만', 민주당이 재선거가 이뤄지는 호남 텃밭 사수에만 치중했던 선거 과정을 회상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결과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61.03%의 득표율을 얻어 38.96%를 얻은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가볍게 누르고 당선됐다. 보수 강세 지역이라곤 해도 사실상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격차는 이 대표의 확장성에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13일 이 대표의 보궐선거 지원 요청을 받고 이튿날 전남 영광에서 곧장 부산으로 향했다. 현역 국회의원 신분의 제2야당 대표가 직접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민주당 지도부에선 누구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흔쾌히 지원 유세에 나서주신 조국 대표님, 감사합니다"라고 했을 뿐, 조 대표의 지원유세가 이뤄지고 있는 시간 국회 견학을 온 아이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15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재판 출석으로 조 대표와의 합동유세에 합류하지 못한 탓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겉으로는 친한 체하면서 속으로는 멀리하는 민주당의 '외친내소' 전술에 혁신당이 휘말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혁신당이 정권심판이라는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결단했지만, 민주당이 합심은커녕 제 텃밭 사수에만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평가는 부산 보궐선거 과정에서 이 대표와 조 대표가 현장 합동유세 기념 사진 한 장 없이 정권심판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부산에서 패배했음에도, 이 대표가 혁신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호남 사수에만 공을 들인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대표는 재보궐선거 결과 발표 직후인 17일 페이스북에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 당선인들과 김 금정구청장 후보 등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그간 자신의 부탁을 받고 부산 현장 지원유세에 나서준 조 대표와 혁신당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특히 그는 같은 날 오전 '부산 재선거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침묵했다.

이와 관련,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조 대표가 부산에서 야권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선거운동을 펼쳐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애초 혁신당이 생각했던 선거운동에 비하면 부산에서 민주당의 행보는 대단히 싱거웠다. 그럴 거면 조 대표를 부산으로 왜 불렀느냐"고 분개했다.

다만 이같은 결과는 여권에서 이미 예견됐고, 결국 적중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보궐선거 전날인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이재명에 속은 조국'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정치초보 조국이 노회한 이재명의 꾐에 빠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거 막판 하루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재명은 잘 알고 조국은 잘 모른다. 특히 박빙 승부에서의 하루는 정말이지 금쪽같은 시간"이라며 "예상컨대, 이 한 수로 이재명은 아슬이슬하게 영광을 지키면서 호남 맹주 자리를 지키고, 조국은 빈손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혁신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쌓은 경험치를 바탕으로 내년 4월 2일 치러질 예정인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도 참전할 계획이다. 특히 이 기간까지 윤석열 정권 탄핵의 '선봉장' 역할을 통해 입지를 쌓고, 민주당과의 협력·경쟁 관계를 더욱 명확히 할 방침이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 당이 개진해 온 '탄핵추진위원회' 활동을 재보궐선거 이전보다 훨씬 강하게 추진해 탄핵 선봉장에 나서 국민적 요구에 답할 것"이라며 "향후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혁신당의 '확고한 협력과 생산적 경쟁' 기조를 통해 민주당과 손을 맞잡고 탄핵을 위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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