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선 외면하더니... 넷플릭스 공개하자마자 1위에 올라 제작진 속 끓게 한 이 영화

<휴민트>

설 연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영화 <휴민트>가 극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지만, 넷플릭스에서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1일 스트리밍을 시작한 이 작품은 공개 단 하루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에 오르며 단숨에 반등에 성공했다. 극장에서의 부진이 무색할 정도의 빠른 순위 상승이다.

<휴민트>는 약 23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첩보 액션 영화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고,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 화려한 캐스팅이 더해지며 개봉 전부터 ‘설 연휴 대전’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실제로 개봉 초반에는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켜기도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개봉 첫 주 잠시 1위를 차지했던 <휴민트>는 곧바로 <왕과 사는 남자>에 밀리며 주도권을 내줬다. 이후 입소문에서도 밀리며 관객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고, 최종 관객 수 198만 명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극장 상영을 마무리했다. 손익분기점 40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같은 부진은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관객 반응에서 갈렸다. 영화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한 첩보 액션에 멜로를 결합한 장르적 시도를 내세웠지만, 일부 관객들은 “첩보물보다 멜로 비중이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여성 캐릭터 활용 방식에 대한 비판과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 논란까지 더해지며 입소문에 제동이 걸렸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러한 평가와 별개로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대한 호평도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리얼한 액션 연출, 혹한의 로케이션을 활용한 비주얼,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앙상블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조인성의 절제된 액션과 박정민의 감정 연기는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다는 평이다.

결국 <휴민트>는 빠른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극장 개봉 49일 만에 넷플릭스로 직행하며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는 최근 논의 중인 ‘홀드백’ 기간과 비교해도 상당히 빠른 편으로, 사실상 극장 흥행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는 33개 언어 자막과 21개 언어 더빙을 제공하며 글로벌 확산에도 힘을 실었다.

이 선택은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공개 직후 1위에 오르며 국내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은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극장에서 놓쳤던 관객들이 OTT를 통해 유입되는 전형적인 ‘역주행 패턴’이 다시 한번 반복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영화 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는 극장 흥행이 성패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OTT 성적까지 포함한 ‘2차 흥행’이 작품의 최종 평가를 결정짓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특히 액션·첩보처럼 장르성이 강한 작품일수록 글로벌 플랫폼에서 더 큰 반응을 얻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극장과 OTT 간 유통 구조를 둘러싼 ‘홀드백’ 논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휴민트>처럼 빠른 OTT 전환이 늘어날 경우 극장 산업의 기반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제작·배급사 입장에서는 빠른 자금 회수와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극장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은 <휴민트>. 이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얼마나 오래 정상을 지킬지, 그리고 새로운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휴민트
감독
출연
강혜정,조성민,류승완,김현식,양현석,김석영,이후경,배연태,유상섭,이원행,이희경,정민우,황효균,곽태용,이희은,조영욱,김창섭,정군,손승현,전소미,김경미,장미숙,문선영,로버트 마서,정유진,박명신,이신기,강하경,이준영,김의성,장현성,주보비,윤경호,김종수,우정원,피어스 콘런,김은우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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